미얀마 군부, 정치범 석방…"국제사회에 보여주기용"

모스크바 국제안보 콘퍼런스 참석한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군 총사령관. 연합뉴스
지난 2월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가 반군부 저항운동을 이유로 구금했던 2300여 명을 석방하기 시작했다고 30일(현지시간) AP통신이 보도했다.

자우 자우 양곤의 인세인교도소 소장은 720명 이상을 석방했다고 확인했다. 인세인교도소는 수십 년 동안 정치범을 수용한 시설이다.

관영 매체에 따르면, 석방된 이들 모두가 미얀마 형법 505조를 포함해 시위와 관련된 혐의로 기소된 것은 아니다. 미얀마 형법 505조는 공공의 불안과 공포를 유발하고 가짜뉴스 등 유언비어를 퍼트리면 최대 3년의 징역형으로 처벌하는 내용이다.

군부는 성명을 통해 모두 2296명의 수감자들이 석방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자우 민 툰 군부 대변인은 앞서 중국 관영매체 신화통신과 인터뷰에서 "석방된 사람들은 시위에 참여했지만 폭력이나 범죄, 폭동 주도 등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얀마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협회(AAPP)는 시위와 관련해 모두 5224명이 구금됐다고 밝혔다.

미얀마 반(反)쿠데타 시위. 연합뉴스
현재 미얀마 정부는 자신들에게 적대적인 시민들 가운데 영향력이 큰 사람들을 지배하고 싶어 한다. 실제로 전날 시위대에서 역할을 맡은 20여 명의 연예인들에 대한 고소를 취소했다.

이것은 국제 사회에 부드러운 인상을 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8일 열린 UN(유엔‧국제연합) 총회는 동남아 국가들에 무기 수출입 금지를 요청하고, 군부를 규탄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몇몇 서방국가들은 이미 외교적‧경제적 제재를 시행하고 있다.

전 정치범단체 고위 관계자였던 툰 키는 이번 석방과 관련해 "국제 사회의 압박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군부는 애당초 체포를 해선 안 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군부는 반체제 인사들을 납치해 인질로 삼았다. 모든 정치적 지도자들과 정치범들을 조건 없이 석방한 게 아니다"라며 "(이번 석방을) 고마워할 이유가 없다"고 날을 세웠다.

한편 미얀마는 전날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312명으로 누적 확진자는 15만 5697명이다. 교도소와 같은 밀집된 조건은 감염 위험이 매우 높다. 다만 이런 이유가 석방에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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