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본격 정치 행보를 시작한 윤 전 총장은 30일 첫 행보로 정치부 기자들이 상주하는 국회 소통관을 찾았다. 그는 개별 언론사 부스를 일일이 방문해 취재진들과 인사를 나눴다. 자연스럽게 인사가 끝난 후엔 기자들과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윤 전 총장의 부인 김건희씨가 X파일 내 자신이 '강남 유흥주점의 접객원 쥴리였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한 발언이 이날 오전 한 매체를 통해 보도됐다. 전날 윤 전 총장이 X파일에 대해 "출처 불명의 근거 없는 마타도어"라고 반박한 직후 김씨의 인터뷰 내용까지 보도되면서 부부 간 사전 교감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전날 기자회견에서도 정책 관련 현안 질문에는 두루뭉술한 답변으로 일관하면서 도마에 올랐다. 당내 한 관계자는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출마 연설문까지는 나름 윤 전 총장의 철학과 가치관이 반영되는 등 품질이 나쁘지 않았다"며 "결국 대통령이 되면 다뤄야 하는 경제나 외교 현안에 대해선 생각보다 준비가 미흡하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이 '정치 철학적'인 면에서 공감한다는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기자회견을 통해 윤 전 총장의 역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모습이 드러나면서 야권을 대표할 대선주자로서 적합한 지 의문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이 기자회견에서 '자유'에 방점을 둔 데 대해 "기존 보수처럼 자유만 강조하면 정의, 평등, 인권 등 보수가 지평을 넓혀야 할 부분에 소홀히 한 것"이라고 말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과 함께 자신이 '검찰' 출신으로 분류된 것과 관련해 "검사 경력은 제 인생 중에서 한 무늬 정도라고 볼 수 있다. 수사력과 정치력은 전혀 다른 차원"이라고 차별화를 시도했다.
또 다른 대선주자인 황교안 전 대표는 이날 '초일류 정상국가' 출판기념회를 개최한 데 이어 다음달 1일 공식적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한다. 안상수 전 의원도 같은날 국회에서 대권 도전을 선언할 예정이다. 지난 28일 감사원장 직에서 물러난 최재형 전 원장은 당분간 시간을 두며 대선출마 선언 시기를 검토 중인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윤 전 총장이)어떤 세력과 함께 하겠다는 게 명확했기 때문에 야당이 안심할 수 있다"면서도 "저희는 공당으로 진행해야 하는 일정이 있기 때문에 특정 주자를 위해 경선 일정을 조정하기 어렵다"고 8월말 경선 일정 강행을 재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