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감정의 파장을 담아내는 것" 식물카페 <온정> GV

부산 영화의 전당서 24일 개봉
최창환 감독, 이가경 배우 GV

식물카페를 통해 식물과 사람이 교감하는 따뜻한 이야기를 담은 영화 <식물카페, 온정>이 6월 24일 개봉했다. 메치컷 제공
식물의 상태는 키워온 이가 쓴 삶의 기록이다.

식물의 지금 모습은 그에 대한 냉철한 답이자, 앞으로의 길에 대한 예언이기도 하다.

식물의 플롯은 단조롭지만, 보이지 않는 뿌리에는 인간의 손이 가닿은 내면의 플롯이 숨어 있다.

식물로부터 용기를 얻은 주인공 '현재'.

그가 카페를 운영하면서 손님의 감정이 담긴 식물을 고쳐주는 따뜻함을 담은 영화 <식물카페, 온정>이 24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개봉했다.

'코로나 블루'를 달래기 위해 식물을 키우는 이들이 늘어난 것을 방증하듯 개봉날 영화의 전당 소극장은 관객들로 꽉 찼다.

개봉을 맞아 마련된 GV(관객과의 만남)에는 옥미나 영화 평론가의 진행으로 최창환 감독, 이가경 배우가 1시간가량 관객과 솔직하고 이야기를 나눴다.

하루의 시간에 한정된 공간에서 인물들의 짧은 서사를 담아낸 것에 대해 최 감독은 "처음에는 관객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신경 쓰면서 작업을 했다. 4회차 촬영부터는 하고 싶고, 할 수 있는 것을 담아내는 것에 집중하고 판단은 관객에게 맡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관객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공간과 여백이 많은 영화"라고 말했다.

등장인물에 대한 감독의 연출 방향에 대한 이야기도 오갔다.

최 감독은 "주인공인 현재가 종군기자여서 본인만의 음악 플레이 리스트가 있을 것이라고 상상했다. 때문에 영화 배경에 1920~30년대 블루스, 컨트리 음악이 나오도록 했다"며 "당초 촬영장소도 꽃이 많거나 알록달록, 아기자기한 공간을 둘러봤는데, 주인공의 느낌과 맞지 않았다. 꽃보다는 식물이 더 많게, 조금은 터프하게 카페 내부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에피소드 중 동성애 커플 에피소드와 관련해 감독은 "동성, 이성 커플을 떠나 사랑의 이야기를 잘 담아내고 싶었다"며 "김우겸 배우를 캐스팅한 뒤 가장 잘 어울릴만한 배우를 찾다 보니 서석규 배우가 생각났다. 자연스럽게 동성 커플의 이야기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배우들의 캐스팅 과정과 현장 분위기도 전했다.

식물카페를 통해 식물과 사람이 교감하는 따뜻한 이야기를 담은 영화 <식물카페, 온정>이 6월 24일 개봉했다. 김혜경 기자
최 감독은 "배우들에게 대사를 '달달' 외워오지 말라고 한다. 현장의 상황이나 무드가 가장 중요하다. 이야기는 시나리오에 있으니 배우들의 언어로 바꾸라고 했다"며 "최초 시나리오와 실제 영화가 많이 달라졌다. 배우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배우들이 만들어간 영화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가경 배우도 "촬영공간에서 감독님과 감정에 대한 얘기를 많이 했다. 최 감독 작업 방식이 다소 거칠지만, 섬세한 부분이 많다. 배우들을 많이 믿어준다"며 "함께 참여해 만들어 가는 느낌이 든다. 배우로서는 기분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가장 마음에 드는 대사에 대해 감독은 "'5분 뒤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는 대목을 꼽고 싶다"며 '평소 생각이기도 하다. 지금 이 순간도 5분 뒤 외계인이 침공할 수도 있지 않은가? 때문에 관객분들도 지금, 하고 싶은 것 다 하셨음 좋겠다"고 말했다.

대구의 촬영 현장 인근에서 한 방송사 드라마가 동시에 촬영에 들어가면서 생긴 에피소드도 나왔다.

감독은 "타 드라마 촬영장인줄 알고 스텝과 배우, 엑스트라들이 모두 우리 촬영장에 오기도 했다. 학생, 행인들도 몰려들어 촬영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고가의 카메라를 잃어버려 낙담하고 있었는데, 촬영장 인근에 온 경찰분이 '드라마 촬영 중인가? 누가 나오나?' 질문을 하시길래 카메라 분실 사실을 알렸더니 바로 지구대로 오라고 하더라. 결국 찾았다"고 말했다.

영화 엔딩 크레딧에 잔잔히 흘러나오는 영화 ost <가자>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최창환 감독이 직접 작사, 작곡, 연주를 했고 주연을 맡은 강길우 배우가 노래를 불렀다.

관객들은 영화의 분위기와 배우가 부른 ost가 잘 어우러진다고 박수를 보냈다.

최 감독은 <식물카페, 온정>은 여운과 파장이 있는 영화라며 관객들이 많은 위로와 평안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차이밍 량(대만 감독)이 '날아가는 돌에는 관심이 없다. 돌이 떨어진 이후 그 파장에 관심이 있다'는 말을 했다.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사건보다는 감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번 영화도 그 파장에 집중했다. 관객들이 영화를 본 뒤 그 파장에 귀 기울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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