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위 배달앱 업체로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가 운영하는 요기요 본입찰이 거듭 연기되면서 좀처럼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는 지난 17일로 예정됐던 본입찰 일정을 두 차례 연기했다.
본입찰이 연기되면서 인수 마감일은 30일까지 연장됐다. 매각 주관사인 모건스탠리는 이날까지 인수 참여를 희망하는 업체들의 인수의향서를 받을 예정이다.
신세계그룹 SSG닷컴은 요기요 예비입찰에 참여해 적격인수후보인 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렸지만, 본입찰 참여는 신중한 입장이다.
이베이코리아를 단독 인수하기로 하면서 요기요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을 거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베이코리아를 3조 4천억 원에 인수하는 상황에서 예상 매각가 1조 ~2조로 예상되는 요기요 인수를 다시 추진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신세계에 패배한 롯데가 요기요 입찰에 뛰어들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강희태 롯데쇼핑 부회장은 이베이코리아 인수 실패 후 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내 "시너지 및 가치평가 적정성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고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M&A는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며 다른 매물을 찾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요기요의 배송 서비스와 롯데온 배송 서비스를 접목하는 이른바 '퀵커머스'를 실현할 거라는 가능성도 거론된다.
하지만 정작 롯데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롯데는 "요기요 인수에 관심 없다"고 선을 그었다.
◇비싼 몸값·경쟁자 배불리기…인수전 찬물 끼얹는 요인들
먼저 2조 원에 달하는 몸값이다. DH가 제시한 요기요의 가격은 최대 2조 원에 달한다.
요기요의 시장 점유율은 거래액 기준 17.9%로 배달업체 중 배달의민족 다음으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단건배달을 앞세운 쿠팡이츠가 무섭게 치고 올라오면서 시장 점유율 13.6%을 기록하고 있다.
이미 강남에서는 쿠팡이츠가 1위인 배달의민족을 넘어섰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미래의 '경쟁자'에게 수조 원의 몸값을 지불하고 요기요를 인수해야 하는 상황도 인수업체엔 부담으로 작용된다.
배달의민족을 인수한 DH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요기요를 매각해야 배민을 얻을 수 있다는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인수전에 참여하는 기업으로서는 경쟁업체에 수조 원의 매각 대금을 지불하고 시장에서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때문에 사모펀드가 요기요를 인수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DH는 예비입찰 이후 적격 인수 후보로 신세계 SSG닷컴과 MBK파트너스, 어피너티에쿼티, 퍼미라, 베인캐피털 등을 선정한 바 있다.
한편 지난해 12월 공정위는 DH에 배달의민족을 인수하려면 요기요를 매각하라는 조건을 달고 인수합병을 승인했다.
매각 마감시한은 오는 8월 2일까지다. 불가피한 사정이 발생할 경우 6개월 연장이 가능하다. 이를 감안하면 최종 매각기한은 내년 2월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