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참여자치연대)는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시민이 참여하는 자치경찰 통제 방안'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에는 울산대 배미란 법학과 교수와 제주대 박병욱 행정학과 교수, 김태근 울산광역시자치경찰위원장, 서원대 김영식 경찰행정학과 교수,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윤태웅 자치행정연구부장 등과 참여연대 인사들이 참여했다.
배 교수는 "현행과 같은 국가경찰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는 자치경찰제, 이른바 '일원화 모델'은 자치경찰 사무를 담당하는 경찰공무원도 인사명령에 따라 국가경찰 사무를 담당하는 경찰 공무원이 되는 구조"라며 "시도자치경찰위원회의 지휘·명령이 제대로 작동하고 명실상부한 자치경찰제가 정착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특히 배 교수는 "경찰법의 전면개정 이유에서 '지역주민의 의사에 따라', '지역주민의 요구에 적합한' 자치경찰제를 천명하고 있으나 실제로 개정된 현행 경찰법에서는 지역주민 내지 시민의 의견 개진이나 의사결정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조항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배 교수는 "시민 주도형 자치경찰제의 정착을 위한 핵심 키워드는 '공유·연대·균형'"이라며 "향후 명시적인 규정을 마련해 연간 또는 반기별로 업무 보고를 의무화하고, 이에 대한 시민 평가를 정례화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영식 교수 또한 "현재 운영되는 경찰활동 시민참여 제도는 초대된 손님들이 구경꾼처럼 자리를 지키고 있는 꼴"이라며 "손님 범위도 지역 일부 계층에 편중돼 있다"고 의견을 냈다.
자치경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높일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 교수는 "자치경찰제를 설계함에 있어 지방자치의 양대 축인 '분권성'과 함께 주민의 참여와 주민에 의한 의사결정을 중시하는 '자치성'이 중요하다"며 "경찰의 '전문성'과 '정치적 중립성'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행 경찰법상 지자체장의 시도자치경찰위원회 임시회 개최권한이나 지방의회의 시도자치경창위원장 출석·자료제출요구권 등에 비춰보면 '분권성'과 '자치성'은 기존 국가경찰 일원시스템보다 매우 강화됐다"고 평가하면서도 "국가경찰 지붕 아래 있다 보니 자치경찰의 풀뿌리 민주적 요소가 제약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시도자치경찰위원장을 호선으로 하지 않고 시도지사가 직접 지명하도록 한 점 등이 민주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봤다. 박 교수는 "제왕적 시도지사로부터 경찰 영역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를 위해 시도자치경찰위원회에 지방의원이 과반수 위원으로 참여하는 영국의 옛 3원모델 등 형식도 시도될 수 있다"고 의견을 냈다.
이외에도 윤 부장은 "중대한 문제 발생 시 합의제 행정기구인 시도자치경찰위원회가 문제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시도지사의 '권한과 책임의 일지'를 위한 권한 강화가 필요하다"며 의견을 내기도 했다.
윤 부장은 "제주도자치경찰단의 '개혁추진위원회' 사례와 같이 시도자치경찰위원회 주관의 협의체를 구성·운영해 주민의 참여를 보장함과 동시에 주민사업(지역 내 동물사체 처리, 우범지역 추가지정 및 순찰지원 등)을 추진하도록 하고, 경비지원 등을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