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순 무렵 야놀자 블라인드 게시판에 "A 호텔의 이상한 점, 첫 번째 과도한 쿠폰 발행"이라면서 "제발 썩은 환부를 도려내달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게다가 이런 기간에 추가 쿠폰이 발행된 것도 석연찮은데, 한 팀이 쓸 수 있는 예산 중 상당한 비중의 쿠폰이 특정 모텔에만 발행됐다"는 게 글쓴이의 주장이다.
그는 "이 두 가지 항목만 봐도 배임이나 횡령의 정황이 보인다. 해명을 부탁드린다"면서 "영업팀 여러분 우리는 부정하게 일하지 않는다. 우리가 증명합니다"라고 덧붙였다. 며칠 뒤 해당 글은 사라졌다.
실제 CBS 취재진이 확보한 야놀자 장부에 따르면, 지난 3일 63만 9천원 상당의 쿠폰이 서울 신림동 한 호텔이 2차례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호텔이 블라인드 게시자가 지적한 A 호텔이다.
약 138만원에 달하는 금액은 한 달간 가맹점들에 들어갈 쿠폰 예산이다.
익명을 요구한 제보자는 "해당 모텔은 야놀자 한 간부의 아내가 운영하는 곳"이라면서 "간부의 영업권한으로 가맹점주에게 해지 방어, 광고 하향방어 등을 위해 지급하는 쿠폰을 가맹점이 아닌, 아내 모텔에 모두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야놀자는 예약 한 건당 수수료 10% 외에 광고비로 한 달에 최대 300만 원을 받는다. "지역에 따라 500만원까지 받는 곳도 있다"는 게 업주들의 얘기다.
얼마짜리 광고를 할지는 업주의 선택이지만 문제는 고액의 광고를 한 업소에만 할인 쿠폰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고객들은 지급 받은 쿠폰으로 숙박앱에서 결제 시 할인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할인 쿠폰이 지급되는 숙박앱을 선호한다. 이 때문에 숙박업주들은 "쿠폰을 받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고액 광고를 할 수밖에 없다"며 하소연하고 있다.
300만원을 내면 돌아오는 쿠폰은 60만원어치다. 이런 가운데 야놀자 간부가 가맹점에 돌아갈 쿠폰을 빼돌려 아내 명의의 호텔에 지급했다는 의혹이 일자, 업주들은 그간 눌러왔던 분노를 터뜨리고 있다.
한 숙박업주는 "그 60만원어치 쿠폰 받겠다고 코로나19로 손님이 줄어도, 손실 감수하더라도 매달 300만원씩 꼬박꼬박 내고 있는데, 그걸 간부가 빼돌려서 돈벌려 했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 비겁하고 치졸하다"며 분을 참지 못했다.
또다른 업주도 "한 사람의 일탈일 수도 있지만, 본사에서 이런 걸 방조한 건지, 묵인한 건지도 알 수 없고, 몰랐다고 해도 문제 아니냐"면서 "쿠폰 받으려고 울며 겨자먹기로 제휴맺는 건데, 이건 정말 해도해도 너무한 처사다. 다른 데서는 이런 일이 안 벌어진다고 장담할 수 있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야놀자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사실관계 확인 중이고, 만약 문제가 발생할 경우 사규에 따라 조치할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