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야놀자 간부, 가맹점 지급 쿠폰, 아내 운영 호텔에 몰아주기 의혹

블라인드에 "한 팀이 쓸 수 있는 쿠폰이 특정 모텔에만 발행, 썩은 환부 도려내 달라"
야놀자 "사실관계 확인 중, 문제 발생 시 사규에 따라 조치할 것"

기업공개(IPO)를 앞둔 야놀자가 최근 과도한 광고비 등 불공정행위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는 가운데, 야놀자 간부가 가맹점에 지급해야 할 쿠폰을 자신의 아내 명의 모텔에 일괄 지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순 무렵 야놀자 블라인드 게시판에 "A 호텔의 이상한 점, 첫 번째 과도한 쿠폰 발행"이라면서 "제발 썩은 환부를 도려내달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야놀자 직원으로 추정되는 '영업팀입니다'라는 게시자는 "보통 추가 쿠폰은 광고 해지나 광고 하향을 막기 위해 사용하는데 A 모텔은 신규 계약과 동시에 추가 쿠폰이 발행됐고, 심지어 해당 기간은 프로모션 적용 기간이라 쿠폰이 넘치는 기간"이라며 쿠폰 발행 시점이 이례적인 것을 지적했했다.

"게다가 이런 기간에 추가 쿠폰이 발행된 것도 석연찮은데, 한 팀이 쓸 수 있는 예산 중 상당한 비중의 쿠폰이 특정 모텔에만 발행됐다"는 게 글쓴이의 주장이다.


그는 "이 두 가지 항목만 봐도 배임이나 횡령의 정황이 보인다. 해명을 부탁드린다"면서 "영업팀 여러분 우리는 부정하게 일하지 않는다. 우리가 증명합니다"라고 덧붙였다. 며칠 뒤 해당 글은 사라졌다.

실제 CBS 취재진이 확보한 야놀자 장부에 따르면, 지난 3일 63만 9천원 상당의 쿠폰이 서울 신림동 한 호텔이 2차례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호텔이 블라인드 게시자가 지적한 A 호텔이다.

가장 아래 보면 한 모텔에 63만 9000원씩 2번 쿠폰이 지급된 것이 확인된다. 야놀자 간부가 아내 명의의 모텔로 쿠폰 몰아주기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근거다. 해당량은 간부 권한으로 가맹점에게 지급할 한달치 쿠폰에 달한다.
다른 가맹점에는 1만 5천원에서 9만원 정도로 책정됐다. 많은 곳은 31만원도 있지만 이날은 금요일과 주말에 발급됐다. A호텔에 발행된 쿠폰은 모두 월~금 평일로, 숙박 63만 9천원, 대실 63만 9천원으로 책정됐다.

약 138만원에 달하는 금액은 한 달간 가맹점들에 들어갈 쿠폰 예산이다.

익명을 요구한 제보자는 "해당 모텔은 야놀자 한 간부의 아내가 운영하는 곳"이라면서 "간부의 영업권한으로 가맹점주에게 해지 방어, 광고 하향방어 등을 위해 지급하는 쿠폰을 가맹점이 아닌, 아내 모텔에 모두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야놀자는 예약 한 건당 수수료 10% 외에 광고비로 한 달에 최대 300만 원을 받는다. "지역에 따라 500만원까지 받는 곳도 있다"는 게 업주들의 얘기다.

얼마짜리 광고를 할지는 업주의 선택이지만 문제는 고액의 광고를 한 업소에만 할인 쿠폰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고객들은 지급 받은 쿠폰으로 숙박앱에서 결제 시 할인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할인 쿠폰이 지급되는 숙박앱을 선호한다. 이 때문에 숙박업주들은 "쿠폰을 받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고액 광고를 할 수밖에 없다"며 하소연하고 있다.

300만원을 내면 돌아오는 쿠폰은 60만원어치다. 이런 가운데 야놀자 간부가 가맹점에 돌아갈 쿠폰을 빼돌려 아내 명의의 호텔에 지급했다는 의혹이 일자, 업주들은 그간 눌러왔던 분노를 터뜨리고 있다.

한 숙박업주는 "그 60만원어치 쿠폰 받겠다고 코로나19로 손님이 줄어도, 손실 감수하더라도 매달 300만원씩 꼬박꼬박 내고 있는데, 그걸 간부가 빼돌려서 돈벌려 했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 비겁하고 치졸하다"며 분을 참지 못했다.

또다른 업주도 "한 사람의 일탈일 수도 있지만, 본사에서 이런 걸 방조한 건지, 묵인한 건지도 알 수 없고, 몰랐다고 해도 문제 아니냐"면서 "쿠폰 받으려고 울며 겨자먹기로 제휴맺는 건데, 이건 정말 해도해도 너무한 처사다. 다른 데서는 이런 일이 안 벌어진다고 장담할 수 있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야놀자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사실관계 확인 중이고, 만약 문제가 발생할 경우 사규에 따라 조치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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