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매각 작업이 본격화됐다. 쌍용차와 매각주간사인 EY한영회계법인은 다음달 30일까지 인수의향서와 비밀유지 확약서를 접수 받고, 8월 2일부터 27일까지 예비 실사를 진행한다.
이후 인수제안서를 받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본 실사와 투자계약 등의 수순을 밟을 예정이다.
쌍용차가 계획하는 일정은 9월 말까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10월 중 가격 협상, 11월에는 계약을 체결해 연내 종료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 같은 일정대로 순탄하게 돌아갈지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넉넉한 자금을 지닌 인수 희망자가 뚜렷하지 않기 때문이다.
쌍용차에 관심을 보이는 업체로 알려진 곳은 6곳이다. 기존 우선협상대상자였던 미국의 HAAH오토모티브를 비롯해 국내 전기버스 제조사인 에디슨모터스, 전기차 충전 관련 업체인 케이팝모터스 등이 있고, 사모펀드 한 곳과 중국, 미국 등의 업체들의 참여 가능성이 거론된다.
인수를 희망하는 업체들이 계획하는 금액과 실제 투자 규모 사이의 격차도 있을 수 있다.
앞서 HAAH오토모티브가 2억5천만달러(약 2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대주주(51%)로 올라서려고 했던 점을 고려했을 때 3000억원 가량의 현금 투입이 가능하다면 쌍용차의 새 주인을 노려볼 만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그러나 공익 채권과 이후 투자비용 등을 고려하면 실제 필요한 인수 대금은 8000억원~1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직원 퇴직 충당금(약 3100억원)을 제외한 쌍용차의 공익 채권 규모는 약 3900억원 수준으로 전해졌다. 공익 채권은 회생 절차로 인해 탕감되지 않기 때문에 인수자로선 변제해야 하는 금액이다.
현 시점 추정되는 회생채권은 8000억원 수준이다. 이는 추후 채무 조정으로 일부 탕감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한영회계법인은 오는 30일 쌍용차에 대한 조사보고서 제출을 앞두고, 지난 22일 법원에 중간보고를 제출했다. 이 보고에는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보다 높다고 돼 있다.
이와 관련, 쌍용차 측은 "현재 조사보고서의 최종 결론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 이에 대한 언급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사전 M&A를 통해 투자자를 유치하고 '인가 전 M&A를 추진하고 있는 쌍용차로선 청산가치와 계속기업가치의 비교는 현 단계에서 큰 의미가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인수의향자를 찾고 M&A 절차를 마무리 지은 후 이를 바탕으로 회생계획안을 제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실제 쌍용차는 다음 달 1일로 예정됐던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을 오는 9월 1일까지로 2개월 늦춰달라고 법원에 신청한 상태다. 인가 전 M&A는 법원이 회생 계획을 인가하기 전에 M&A를 진행해 투자계약을 맺고 이 내용을 바탕으로 회생 계획안을 제출하는 방식으로, 실제 회생 계획안 제출은 쌍용차가 자체 설정한 매각 일정에 맞춰 10월말 이후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생산직 직원 절반의 2년 무급 휴직을 골자로 하는 자구안도 인수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자구안이 중간보고서 작성 직전 발표됐기 때문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는 것이 쌍용차 측의 주장이다.
앞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자구안은 회생계획안에 포함돼 잠재 인수 후보자가 평가할 것인데, 쌍용차 노사는 산은과 정부 관점이 아니라 투자자를 어떻게 설득한 것인가 하는 관점에서 봐야 한다"며 "투자자가 없으면 만사가 종잇조각이다. 모든 것을 투자자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쌍용차는 상황이 힘든 가운데서도 최근 첫 번째 전기차인 '코란도 이모션' 양산에 돌입했고, 내년 출시를 목표로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J100(프로젝트명)' 개발 사실을 알리는 등 도전적으로 미래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