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이광재 손 잡았지만…'反이재명' 단일화 성사될까

정세균, 이광재 다음 달 5일까지 단일화 선언
우선 군소후보 간 단일화 이어질 듯…"몇 단계 더 있다"
이낙연 측도 "당장은 아니지만 본선서 결국 단일화 전망"
이재명 측 "향후 본선 이후에도 당내 화합 문제 우려"
친문 지지받는 추미애 등판…'반이재명 연대' 변수 되나

여권 대선 후보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8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단일화 추진 발표 기자회견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윤창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권 레이스의 막이 오름과 동시에 후보들 간 단일화 움직임이 가시화되는 등 경선 판이 흔들리고 있다.

여론조사상 여권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를 견제하기 위한 이른바 '이재명' 대 '반(反)이재명 연대' 구도가 선명해지는 양상이다.

◇군소후보 간 단일화…"앞으로 몇 단계 더 있을 것"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이광재 의원이 다음 달 5일까지 단일화를 성사시키겠다고 선언했다. 정 전 후보 측근 의원은 28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다음 달 11일 예비경선 전 단일화하는 게 국민적 관심도를 높일 수 있고, 진정성도 있는 것"이라며 "앞으로 단일화를 위한 몇 단계가 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몇 단계'를 언급했듯이 정 전 총리는 군소후보와의 연대를 계속 이어나가겠단 방침이다. 정 전 총리 핵심 측근인 김민석 의원도 '추가 단일화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런(추가 단일화) 여지를 열어두고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정세균 캠프 측 관계자도 통화에서 "정 전 총리는 김두관 의원, 양승조 충남지사와도 인연이 굉장히 깊다"며 향후 단일화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이재명 경기지사 지지자 15만여 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하는 '공명포럼' 출범식이 열린 가운데 이 지사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그러나 이들 군소후보들의 현재 지지율을 모두 합쳐도 이재명 지사에 한창 못 미치는 실정이다. 이 지사를 제대로 견제하는 모양새를 갖추려면 현실적으로 이낙연 전 대표의 합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단일화의 물결이 이 전 대표로까지 흘러갈지는 미지수다. 이 전 대표 측은 당장 인위적 연대에 동참하기보다는, 향후 자신을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반이재명 전선이 형성되길 바라는 눈치다. 여론조사상으로도 이 전 대표가 정 전 총리를 여전히 크게 앞서는 상황이다.

이 전 대표 측근 의원은 통화에서 "정 전 총리는 먼저 작은 규모의 단일화를 한 뒤 큰 규모의 단일화를 시도하는, 2단계를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결선 투표 전 어느 순간이 오면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가 전략적으로 단일화를 할 걸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정 전 총리가 일단 군소후보들과의 연대를 구축하고, 향후 본경선 과정에서 이 전 대표와 단일화 논의를 본격화할 거란 설명이다.

◇'추미애 등판'…반이재명 연대 변수 되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23일 경기 파주시 한 스튜디오에서 '사람이 높은 세상'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대선 출마를 선언한 후 토크쇼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이재명 지사 측은 국가비전이나 정책경쟁이 아닌 단순히 반이재명 전선을 위해 단일화를 이루려는 듯한 당내 움직임에 못마땅해하는 분위기다.

이 지사 측근 의원은 통화에서 "이재명은 안 된다는 식으로 단일화가 이뤄지면 향후 본경선 이후에도 당내 화합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우리 민주당이 강할 때면 몰라도, 지금은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반이재명 전선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추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 핵심 과제인 검찰개혁을 완수해 이른바 친문(親문재인) 고정층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이는 마찬가지로 노무현·문재인으로 이어지는 친문의 '적통성'을 자처하고 있는 정세균 전 총리, 이광재 의원의 지지층과 겹친다는 분석이다. 추 전 장관의 등판으로 자칫 반이재명 전선이 본경선에서 큰 효과를 내기 힘들 거란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재명 지사는 오는 30일 후보 등록을 마친 뒤 다음 달 1일 온라인으로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현재 성장, 공정, 민생, 미래 등을 키워드로 한 출마선언문을 직접 가다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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