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 오르는 윤석열, 등판 몸풀기 최재형… 검증 본격화

尹 29일 정치 선언…崔는 28일 감사원장 사퇴 유력
'전언 정치' 깨고 전면에 서는 尹, 검증대 올라
최대 약점은 처가 의혹…장모 사기사건 1심 선고 임박
민주당 물론 국민의힘서도 입당·검증 압박
최재형은 사퇴 후 지켜볼 듯…곧장 정치 선언은 부담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감사원장. 황진환·윤창원 기자
야권 대선주자로 분류되는 최재형 감사원장이 이르면 28일 직에서 사퇴한다. 또 다른 야권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선 출마 선언도 29일로 예정돼있어 이번 주를 기점으로 야권 대선 레이스도 본격적인 불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두 후보에 대한 검증과 견제도 거세질 전망이다. 이미 여당에선 사정 기관 수장 출신인 두 사람의 정치 개입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야당에서도 윤 전 총장을 향해 처가 관련 의혹을 해명하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등 본격적인 견제가 시작됐다.

◇움직이는 윤석열·최재형… 불붙는 野 레이스

28일 CBS 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최 감사원장은 이르면 이날 '감사원의 중립성 유지'를 이유로 직에서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대권 도전을 위한 사퇴지만 표면적으론 감사원 중립성을 꺼낸 것이다.

감사원의 월성원전 1호기 감사가 정치권 이슈로 번지며 감사원과 여당의 사이가 껄끄러워졌고, 여기에다 최근 국민의힘이 최 원장을 대선주자로 영입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자 더이상 감사원장으로서의 중립성 유지가 어려워졌다는 것이 최 원장 측 설명이다.

다만 이날 최 원장이 감사원장에서 물러나며 곧장 대권 도전 등 정치 행보 관련 입장은 내놓지 않을 전망이다. 최 원장 측 관계자는 "아직은 (대선 출마 등) 다른 뜻을 밝히기엔 이르다"라며 "결정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29일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권 도전을 공식 선언한다. 윤 전 총장이 직접 "국민에게 제가 앞으로 걸어갈 길에 대해 말씀드리겠다"고 말한 만큼, '전언 정치'로 일관해오던 행보에서 벗어나 이젠 정치 전면에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외부에 있던 두 야권 대선 주자가 본격적으로 움직이면서 야권 대선 레이스도 속도가 나게 됐다.

◇검증대 오르는 윤석열…처가 의혹 관련 타격 불가피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장모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황진환·이한형 기자
두 사람의 움직임에 벌써부터 검증과 견제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출마한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27일 "두 사람의 출마는 대한민국의 검찰권, 감사권이 정치 권력 수단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며 "검찰과 감사원의 수장이 직접 정치적 중립을 위반하고 국민들이 위임한 권력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일들이 용인되면 앞으로 제2, 제3의 윤석열, 최재형이 나올 것"이라며 "감사원은 즉각 감사위원회를 소집해 최 원장을 직무 배제하고, 국회는 최 원장의 정치적 중립 위반에 대해 특별직무감찰을 요구해 주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먼저 검증대에 오르는 윤 전 총장을 향해선 야당에서도 견제구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복당 전부터 윤 전 총장에 대한 검증을 요구했던 홍준표 의원은 복당 직후에도 계속해 처가 관련 의혹을 해명하라며 윤 전 총장을 압박하고 있다.

홍 의원은 전날 자신의 SNS를 통해 "나는 잘못된 것을 보고는 피아를 막론하고,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없었다"며 "바른 길이라고 판단되면 그냥 직진한다. 정치적 쟁점을 피해 가는 정치는 비겁한 정치"라고 말했다. 최근 자신이 윤 전 총장을 압박한 것을 두고 당 안팎에서 비판이 나오자 이에 대응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2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도 "법의 상징에 있던 분이 등판도 하기 전에 20가지 정도의 비리 의혹이나 추문에 싸여 있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대선 후보는 국정운영 능력과 도덕성 검증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도 말했다.

실제로 윤 전 총장의 아킬레스건으로는 처가 관련 의혹이 꼽힌다. 처가가 주가 조작과 사기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가운데 장모의 사기 사건은 다음 달 2일 1심 재판 선고가 이뤄진다. 처가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관련해서도 검찰 수사가 계속 진행되고 있어 향후 리스크 규모는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처가 의혹에 대해 윤 전 총장은 지난 22일 이례적으로 입장문을 내며 "저는 가족 사건에 일절 관여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처가 관련 의혹은 계속 꼬리를 물 텐데 무조건 모른다고 해선 힘들다"라고 지적했다. 다른 당 관계자도 "리스크 관리는 기본적으로 개인 몫"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지도부 차원에선 윤 전 총장을 향해 입당 압박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 당대표는 당의 경선 버스 출발 시간을 8월 중순으로 통보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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