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감독은 "김상수가 타율 1할대로 왜 옹호하느냐고 하지만 팀에서는 능력을 높게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어 "공격보다 수비에서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록에 보이지 않는 공헌도가 높다는 것이다.
김상수는 25일까지 63경기 타율 1할9푼2리(214타수 41안타) 14타점 22득점을 기록 중이다. 출루율 2할9푼1리까지 OPS는 5할2푼에 불과하다. 규정 타석을 채운 선수 중 타격과 OPS 모두 54위로 꼴찌다.
하지만 수비에서는 다르다. 24일 한화와 홈 경기에서 김상수는 8회초 2사 1, 2루에서 정진호의 우전 안타성 타구를 기가 막힌 수비로 잡아냈다. 잔디에서 미끄러지며 잡은 뒤 곧바로 튕겨 일어나 넘어지면서 1루로 송구했다.
만약 빠졌다면 점수로 연결될 타구였다. 3 대 2로 불안하게 앞선 삼성으로서는 김상수의 수비가 천금과도 같았다. 안타를 직감했던 정진호는 안타까움에 고개를 숙일 정도였다. 허 감독은 "김상수의 수비가 결정적이었다"고 칭찬했다. 1승을 건진 셈이었다.
이뿐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허 감독은 "김상수가 유격수 김지찬을 도우면서 수비 템포를 전체적으로 조율한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경험이 적은 20살 김지찬을 유격수 출신인 김상수가 조언하며 이끌어간다는 것이다.
더그아웃에서도 김상수는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허 감독은 "시즌 내내 타격 외에 다른 점에서 활약하고 있다"면서 "더그아웃 분위기를 이끄는 등 김상수가 리딩을 잘하고 있는데 보이지 않는 가치와 희생하는 면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타격 반등도 기대했다. 허 감독은 "김상수가 잘 친 타구가 많이 잡히고 있다"면서 "빗맞은 타구가 안타가 돼야 하는데 호수비에 걸리더라"고 짚었다. 이어 "매 경기 좋은 타구를 만들고 있으니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타율 꼴찌에 머물고 있는 김상수의 공격력은 팀에 큰 도움은 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국가대표 출신 명품 수비는 팀 전력의 상수로 작용하며 선두 경쟁의 큰 힘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