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픈 말 많지만…" 조국 딸 증언 거부, 눈물 보인 정경심

'입시비리 의혹' 조국 부부 재판 증인으로 딸 출석
조씨 "검찰 수사로 학창시절 모든 활동 부정 당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박종민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부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딸이 모든 증언을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재판부는 그의 증언에 따라 자신 혹은 부모의 형사처벌 우려가 있는 점을 고려해 거부권을 인정한다며 증인신문 절차를 조기 종료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1-1부(마성영 김상연 장용범 부장판사)는 25일 오전 조 전 장관과 부인 정경심 교수, 노환중 부산의료원장에 대한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는 조 전 장관 부부의 입시비리 의혹 관련 딸 조모씨가 증인으로 나왔다.

조 전 장관 일가 수사 이후 재판에 조씨가 법정에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피고인 신분인 부부 외에 아들이 입시비리 의혹 관련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의 공판에 증인으로 한 차례 나와 모든 질문에 대해 증언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검은 정장 차림으로 법정에 나온 조씨는 증언할 것인지 거부할 것인지를 묻는 재판부 질문에 "증언 거부를 하고자 하며 사유를 밝히는 것을 나을 것 같은데 재판부가 허락해주면 짧게 밝히겠다"고 말했다.


증인 선서를 마친 후 재판부의 허가를 얻은 조씨는 "재작년부터 시작해서 오늘까지 검찰 수사를 받으며 나와 나의 가족은 시도 때도 없이 공격을 받았고 고등학교, 대학교 시절 활동이 다 파헤쳐지고 부정당했다"고 입을 뗐다.

이어 "다른 학생들처럼 학교와 사회, 가족이 마련해주는 프로그램에 참석해 제 나름대로 열심히 활동했는데 이런 사태가 벌어질 줄은 생각도 못 했다"며 "재판의 유리한 증거가 될 수 있는 이들도 대부분 연락을 받지 않았다"고 말을 이어갔다.

정경심 동양대 교수. 박종민 기자
구속 상태인 정 교수에 대한 심경도 밝혔다. 그는 "오랜만에 어머니 얼굴 보게 된 건데 많이 고통스럽다. 검찰조사를 태어나서 처음 받아 정확히 진술하지 못한 것도 있고 해명하지 못한 것도 있다"고 말하며 도중 울먹이거나 목이 메기도 했다.

다만 조씨는 "부모님이 기소된 법정에서 딸로서 증언을 하는 것은 어떤 경우에도 적정하지 않다고 들었다"며 증언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진술하는 조씨를 계속 응시하던 정 교수는 눈물을 보였고 조 전 장관은 굳은 표정으로 법정 천장을 올려봤다.

이에 검찰은 조씨가 증언을 거부하더라도 개별 문항에 대한 질문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했다. 원신혜 검사는 "증인에게 불리한 내용만 진술하라는 것이 아니라 이익되는 내용을 진술할 기회기도 하다"고 말했다.

다만 재판부는 잠시 논의한 뒤 "증인 또는 부모가 형사처벌 받을 우려가 있고 검사의 모든 신문사항에 대해 증언거부권이 정당하다고 인정된다"며 "검사가 일일이 묻고 증인이 증언 거부하는 답을 듣는 것은 무용하다"며 증인신문 절차를 일찍 종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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