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닮은 '윈도11' MS 새 OS 공개…"PC에 앱 깐다"

올 연말 출시…윈도10에서 연내 무료 업데이트 지원
데스크톱·노트북에 '틱톡''우버' 등 설치 가능…시작 메뉴는 가운데로

'윈도 11' 새 이미지. MS 제공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소프트(MS)가 24일(현지시간) 차세대 PC용 운영체제(OS) '윈도 11'을 공개했다.

윈도 11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모바일용 안드로이드 앱을 PC에 설치해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점이다. 모바일 시장의 지배자이자 PC·스마트폰·태블릿 시장의 경쟁자인 애플과 구글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MS는 이날 온라인 행사를 열고 올 연말 크리스마스 시즌에 출시돼 윈도 10 이용자에게 무료 업그레이드로 제공될 윈도 11을 공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BC가 보도했다. 윈도 10이 나온 지 거의 6년 만이다.

윈도 11은 인터페이스 디자인을 새로 하면서 1위 모바일 OS인 안드로이드용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을 PC에서 쓸 수 있도록 하는 등 확장성·호환성을 크게 높였다.

아마존 앱스토어를 윈도 PC에 깔고 로그인하면 이를 통해 다양한 안드로이드 앱을 설치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폰 이용자들이 쓰는 인기 앱들을 PC에도 깔아 이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MS는 모든 앱이 윈도로 들어올 수 있도록 하려는 의도라며 메신저 '틱톡', 전자책 서비스 '킨들', 차량호출 서비스 '우버' 등을 예로 들었다.

다만 아마존 앱스토어에서는 지메일(Gmail)이나 구글 지도 같은 인기 구글 앱은 지원하지 않고 있다.

재택 근무·원격 수업 등을 지렛대 삼아 노트북 시장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크롬북의 '크롬 OS'가 안드로이드 앱은 물론 아이폰·아이패드 앱까지 일부 지원하는 것에 대한 맞대응 성격으로도 풀이된다.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윈도 11로) 소비자들이 전화나 다른 PC에 연결할 수 있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 연합뉴스
화면 인터페이스 디자인도 현대적으로 바뀐다. 특히 화면 아래 왼쪽 구석에 있던 시작 메뉴가 가운데로 옮겨오면서 경쟁사 애플의 맥 OS와 비슷해진다.

윈도 창 오른편 위에 있는 '최대화' 버튼에 마우스를 갖다 대면 여러 개의 윈도 창을 한 화면에 동시에 띄워 멀티태스킹을 할 수 있는 레이아웃을 선택할 수 있는 창이 뜬다.

MS의 화상회의·메신저 앱인 '마이크로소프트 팀스'도 업데이트가 이뤄져 화상회의 하기가 쉬워지고 자주 쓰는 연락처는 시작 메뉴에 뜨는 등 소셜미디어와 비슷해진다.

하드웨어 측면에서 윈도 11은 퀄컴이 설계한 '암'(Arm) 모바일 칩에서 더 높은 성능을 발휘하도록 만들어졌다. 그 결과 윈도 11이 탑재된 노트북은 열을 덜 발산하고 조용해질 것이라고 나델라 CEO는 말했다.

윈도 11은 윈도 10 이용자에게 무료로 업그레이드되지만, PC의 사양이 이를 지원해야 한다. 중앙처리장치(CPU)는 최근 3~4년 새 나온 것, 램은 4GB 이상, 64GB 이상의 저장공간 등이 최소 사양이다.

MS는 또 이날 아이폰 제조업체이자 PC 시장의 경쟁사인 애플을 겨냥한 발언들도 여럿 내놨다.

나델라 CEO는 "오늘날 이 세상은 더 개방적인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애플이 폐쇄적인 생태계 정책을 고수하는 것을 꼬집은 것으로 CNBC는 풀이했다.

MS는 또 자체 앱 장터인 '윈도 스토어'에서는 개발자들이 앱 판매액의 12%를 수수료로 떼가는 MS의 결제 시스템을 쓸 수도 있고, 독자적인 결제 수단을 쓰면 수수료를 한 푼도 내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역시 앱스토어에서 판매되는 앱에 대해 15~30%의 수수료를 받아 개발자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는 애플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인기 1인칭 슈터 게임(FPS) '포트나이트' 개발사 에픽게임스는 앱 수수료 문제로 애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정보기술(IT) 업계에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상황이다.

WSJ은 윈도 11에 담긴 전략은 간단하다고 지적했다. "PC가 대유행하는 때, 그리고 최대 IT 공룡 경쟁자인 애플과 구글이 온갖 종류의 반(反)독점 조사를 받고 있을 때, 현대적 버전의 윈도를 출시하라"는 전략이란 것이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