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 이마트는 지난 24일 이베이 미국 본사와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위한 지분 양수도 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수가액은 약 3조4천억원이다.
대형마트와 백화점 중심의 오프라인 강자지만 온라인에서는 하위권 주자였던 신세계는 이베이인수를 통해 "국내 1위 유통사업자"로 자리매김한다는 포부다.
신세계는 "미래 유통은 온라인 강자만이 살아남을 것"이라는 말로 이베이코리아 인수 배경을 설명했다. 대형마트-백화점 중심의 신세계가 온라인 전환에 얼마나 '사활'을 걸었는 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간 신세계는 온라인으로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왔다. 지난달 패션플랫폼 W컨셉을 인수하는가 하면, 직매입 위주였던 SSG닷컴에 오픈마켓 시스템을 도입하며 외연 확대에 나섰다.
하지만 지난해 기준 SSG닷컴 거래액은 3조 9천억으로 5위 롯데온(7.6조원)보다 후순위에 그쳤다.
인수전 승리로 거래액 20조원인 이베이코리아를 품으면서 신세계는 네이버(27조원)에 이은 이커머스 업계 2위 자리로 단숨에 올라서게 됐다.
신세계가 "이번 인수는 단순히 기업을 사는 게 아니라 시간과 기회를 사는 딜이었다"고 말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지금의 자리까지 올라오기까지 5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는데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서 시간을 단축하고 업계 상위권 주자로 올라서는 기회도 덩달아 얻게 됐다"며 "신세계로서는 한번에 20조원으로 몸집을 불릴 수 있게 된 셈"이라고 평했다.
◇롯데와 격차 벌리는 신세계 "온-오프라인 전방위 고객 공략"
신세계의 사업 포트폴리오도 오프라인 중심에서 온라인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할 예정이다.
신세계는 "이베이를 인수하게 되면 이마트 부문 내 온라인 비중이 약 50%로 미래사업의 중심축이 온라인과 디지털로 대전환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신세계는 '디지털 에코시스템'을 구축에 심혈을 기울일 예정이다.
신세계는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등 기존 오프라인뿐 아니라 최근 인수한 SSG랜더스 야구단과 이베이코리아, SSG닷컴 등 온라인 종합 플랫폼을 융합해 언제, 어디서나 고객과 만날 수 있는 '온-오프 360 에코시스템'을 완성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온라인이나 오프라인 360도 어디서든 전방위로 고객을 만날 수 있다는 뜻으로 이커머스 시장에서 선도적 사업자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따.
특히 충성도 높은 이베이의 270만 유료고객과 국내 최대 규모 수준의 셀러를 얻게 되면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한편 극강의 온라인 기업으로 재탄생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최고 유통기업으로 그간 신세계가 쌓아온 오프라인 운영 노하우와 물류 역량을 이베이와 결합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장보기 중심이었던 SSG닷컴과 비신선식품 중심의 이베이코리아가 합쳐지면 전상품 카테고리 전반에 걸친 종합 플랫폼이 구축된다는 것이다.
또 통합매입으로 가격경쟁력까지 확보하며 이른바 '완성형 이커머스 모델'을 그린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신세계는 향수 4년 동안 1조원 이상을 온라인 풀필먼트 센터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또 신세계그룹의 오프라인 거점을 온라인 물류 전진기지로 활용해 물류 경쟁력을 높인다.
한편 신세계가 이커머스 2인자로 올라서면서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맞붙었던 롯데는 신세계와 격차가 더 벌어지게 됐다.
롯데그룹은 다음달 중순에 예정돼 있던 그룹 사장단 회의를 다음달 1일로 앞당겨 열기로 했다.
이번 하반기 회의는 신 회장과 함께 송용덕·이동우 롯데지주 대표, 강희태 유통BU(Business Unit)장, 김교현 화학BU장, 이영구 식품BU장, 이봉철 호텔&서비스BU장 등 주요 계열사 임원 1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회의의 화두는 이커머스가 될 전망이다. 롯데는 현재 취약한 이커머스를 보완하고 부진한 롯데온의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