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정 씨가 지금까지 사용한 것으로 확인된 위폐 703장 외에 27장을 추가로 유통시킨 것으로 드러나 위폐 단속에 비상이 걸렸다.
경찰은 제과점 여주인 납치 용의자 정승희 일행이 지난 해 10월 31일 새벽 양천구 신정동 한 아파트 인근에서 황모 씨를 승용차로 납치해 2천여만 원을 빼앗은 정황을 포착했다.
경찰은 또 제과점 여주인 납치사건이 벌어지기 전인 지난 달 16일, 성북구 주택가에서 남성 2명에 의해 벌어진 납치강도 사건이 정 씨와 공범 심 씨의 소행이라고 보고 있다.
사건 당시 범인들은 피해자의 신용카드와 함께 체어맨 승용차를 빼앗아 달아났는데, 경찰은 정 씨 등이 이 승용차를 제과점 여주인 납치사건에 이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정 씨가 추가범행을 극구 부인함에 따라 경찰은 정 씨에 대해 공범 심 씨와 대질조사를 벌이는 한편, 추가범행 사실을 확인하는 데 주요단서가 될 차량 소재를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또 정 씨가 은신처에서 사용할 대포폰을 구입하기 위해 위폐를 사용한 사실을 추가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정 씨는 경찰조사에서 지난 달 14일 대포폰을 전달한 택배기사에게 위폐 30장을 건넸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종로 혜화동과 중랑구 망우동에서 발견된 3장의 위폐가 이 30장 중 일부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결국 회수되지 못한 27장의 위폐도 이미 시중에 유통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혼란이 우려된다.
정 씨는 택배기사에게 지불하고 남은 위폐 6,263매를 모두 소각했다고 주장했으나 경찰은 이를 감췄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수사를 벌이고 있으며, 은신처에서 소각한 것으로 보이는 재가 위폐인 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정을 의뢰했다.
한편 정 씨는 지난 17일, 장기 은신처를 마련하기 위해 자금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위폐 700장으로 오토바이를 구입하고 이를 되파는 방법으로 400만 원을 마련했으며 곧바로 이튿날 부천 고강동 일대에 100만 원 짜리 쪽방을 친구 명의로 계약했다.
정 씨는 쪽방을 구한 뒤 남은 오토바이 판매대금으로 TV와 냉장고, 밥통과 청소기 등 장기 은신을 위한 가전제품을 마련한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