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딴 행운 기 받고' 권순우, 생애 첫 투어 4강 노린다

한국 테니스 남자 단식 간판 권순우. EPA=연합뉴스
한국 테니스 남자 단식 간판 권순우(77위·당진시청)가 도쿄올림픽 출전 등 잇딴 행운을 업고 상승세를 탔다.

권순우는 23일(현지 시각) 영국 이스트본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바이킹 인터내셔널(총상금 54만7265 유로) 단식 16강전에서 마르톤 푸초비치(49위·헝가리)를 제압했다. 2시간 33분 접전 끝에 세트 스코어 2 대 1(7-6<7-4> 6-7<4-7> 6-3)로 이겼다.

개인 통산 첫 투어 4강에 진출할 기회를 얻었다. 권순우는 이번 대회를 포함해 지난 2월 싱가포르오픈과 4월 안달루시아오픈 등 8강이 투어 개인 최고 성적이었다.


권순우는 이번 대회 예선 1회전에서 탈락했지만 본선에 오르는 행운이 따랐다. 본선 진출 선수들이 잇따라 기권하면서 권순우가 '러키 루저'로 기회를 얻었다. 더군다나 권순우는 대회 4번 시드 니콜로스 바실라시빌리(28위·조지아)의 자리로 들어가면서 1회전을 부전승으로 통과했다.

본선 2회전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했다. 권순우와 맞붙은 푸초비치는 본선 1회전에서 알랴즈 베데네(64위·슬로베니아)에 2 대 1(7-6<7-3> 3-6 7-6<7-3>)로 이겼지만 2시간 43분간 혈투를 펼쳐 체력적인 부담이 적잖았다.

여기에 권순우의 마음을 더욱 가볍게 만든 호재도 있었다.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것. 이번에도 당초 권순우는 랭킹만 보면 56위까지 나설 수 있는 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었지만 앞선 랭킹 선수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불참하게 되면서 기회가 왔다. 라파엘 나달(3위·스페인), 도미니크 팀(5위·오스트리아) 등이 몸 상태를 이유로 올림픽 불참 뜻을 밝혔고, 한 국가에서 4명까지만 출전할 수 있는 규정도 작용했다.

한국 테니스 선수로는 13년 만의 올림픽 출전이다. 이형택(은퇴)이 2008년 베이징 대회에 나선 이후 권순우가 올림픽 무대를 밟게 된 것이다.

이런 상승세를 몰아 권순우는 일리야 이바시카(87위·벨라루스)와 8강전에서 격돌한다. 역대 전적에서는 권순우가 1승 2패로 조금 밀렸다. 2019년 7월 애틀랜타오픈 예선에서 2 대 0(6-2 6-3)으로 이겼지만 8월 로저스컵 본선 1회전에서는 0 대 2(6-7<3-7> 4-6)로 졌고, 가장 최근인 지난 3월 마이애미오픈 본선 1회전에서도 3시간 18분 끝에 1 대 2(6-7<4-7> 7-6<7-4> 6-7<3-7>)로 분패했다.

하지만 최근 잇딴 행운의 기를 받은 권순우라면 해볼 만하다. 생애 첫 투어 대회 4강 진출에 대한 동기 부여가 있다. 28일 영국 런던에서 개막하는 윔블던을 앞둔 권순우가 상승세를 이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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