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아니라 먹이사슬…" 오윤성이 본 마포 감금 살인

피해자, 먹이사슬 속 피지배 관계 놓인듯
왜 폭행 고소 취하? 전화로만 의사 물어서
잔혹한 고문, 약자 만나 가학성 증폭된듯
피의자, 최소 15~20년형 중형 선고 내려져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지난 13일 서울 마포구 연남동 한 오피스텔에서 20살 남성이 사망한 채 발견됐습니다. 당시 그 남성은 나체였고 몸무게는 겨우 34kg. 뭔가에 묶여서 구타당한 흔적도 있었습니다. 수사를 해 보니까 놀랍게도 가해자는 같이 살던 친구들이었습니다. 피해자를 노예처럼 끌고 다니면서 금품 갈취에 잔혹한 학대까지 한 건데, 그들의 휴대폰을 보니까 학대를 하면서 촬영한 동영상도 있었다고 해요.

그런데 참 희한하죠. 그들은 친구 사이였다는데 도대체 어떻게 친구가 됐다는 말인가. 그리고 한 번 경찰에 의해서 발견이 돼서 대구 집으로 돌아왔던 그 피해자가 어쩌다가 다시 서울로 가게 된 건가. 또 경찰은 문자만으로 고소를 취하해 줬다는데 문자 고소 취하라는 게 이게 어떻게 가능한가. 마포구 오피스텔 감금 살인사건. 남은 의혹들, 이분과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오윤성 교수님, 어서 오십시오.

◆ 오윤성>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저는 34kg이라는 얘기를 듣고 너무 놀랐어요. 초등학교 3학년 몸무게거든요. 이런 상태로 숨진 채 발견이 됐다. 친구 사이가 맞습니까?

◆ 오윤성> 글쎄요. 겉으로 볼 때는 뭐 또래고 같이 생활하고 그중에 가해자 중에서 한 명은 고등학교 동창이고요. 또 이제 나머지 추가 입건된 사람도 고등학교 동창이니까 추정컨대 청소년기부터 이 피해자에 대한 취약점을 잘 알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사실 이 피해자 같은 경우는 지적 장애 판단을 받고 그러지는 않았지만 좀 말을 더듬었고 추정컨대 아마 겁을 주고 당황하게 하면 더 심하지 않았을까. 그래서 정확히 말씀을 드리면 친구라기보다는 먹이사슬에 의해서 서열이 형성돼 있는 지배-피지배 관계가 아닐까. 그렇게 추정을 합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팩트는 동창이지만, 고교 동창이지만 친구라고 보기는 어렵다.

◆ 오윤성> 아니죠.

◇ 김현정> 우리 학교 다닐 때도 약한 친구들 괴롭히고 친구인 척 하면서 어깨동무하지만 사실은 친구 아니잖아요. 그런 느낌이군요?

◆ 오윤성> 그렇죠.

연합뉴스

◇ 김현정> 그렇게 서울로 같이 올라와 살면서 폭행이 수시로 이루어진 걸로 보입니다. 그런데 이 숨진 친구가 편의점에서 음료수를 훔치다가 걸린 적이 있어요. 그래서 경찰에 가게 됩니다. 그런데 경찰이 조사를 하다 보니까 이 친구 몸에 수상한 자국들이 있는 거예요. 그거를 보고 대구의 아버지한테 인계를 해 준 거죠. 인계를 해 준 겁니다. 이때 아버지가 가해자들, 그 친구들을 상대로 고소를 합니다. 대구 달성 경찰서에 신고를 해요. 그런데 교수님, 어떻게 피해자가 다시 서울의 친구 집으로 합류하게 된 거예요?

◆ 오윤성> 이제 그게 지금 실제로 10월 17일날 1차 가출신고를 대구 달성서에 했고요. 10월 19일 날 전화통화를 해서 해제가 됩니다.

◇ 김현정> 그 실종신고 하기 전에 아버지가 이 친구들을 폭행한 걸로 신고도 한 거죠?

◆ 오윤성> 네, 그러니까 실종 신고를 두 번 한 건데요. 작년 11월에 편의점 음료수, 아까 말씀하신대로 절도하다가 친구들이 피해자를 인계하겠다라고 했는데 경찰이 보니까 몸에 멍이 있어서 피해자 부모에게 인계를 합니다.

그런데 그때 보니까 11월 4일에 전치 6주 갈비뼈가 골절돼서 입원치료를 받는데요. 그래서 11월 8일 날 상해죄로 고소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11월 22일에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영등포구 오피스텔에서 네 차례 맞았다. 그런데 실제로 친구들 주소지가 영등포구니까 11월 23일날 대구 달성서에서 영등포서로 이 사건을 이첩을 해요. 그래서 이제 피의자들에 대해서 소환조사를 합니다. 그런데 이 피해자는 대구에 있잖아요.

◇ 김현정> 지금 대구 집에 있죠.

◆ 오윤성> 그래서 새로 추가 입건된 고등학교 친구라는 사람이 하나 있는데 그 사람이 이 나머지 두 사람들에게 동선을 갖다가 알려줘서 이 피해자를 데리고 서울로 올라가는데 그 이유가 뭐냐 하면 자기들을 고소했다. 그게 가장 결정적인 이유죠.

◇ 김현정> 그러면 같이 살던 그 두 친구 말고 중간에 서울로 안내해 준 한 명이 더 있군요.

◆ 오윤성> 추가 입건된 고등학교 동창이죠.

◇ 김현정> 그 추가 입건 된 그 세 번째 동창이 ‘가자!’ 이렇게 하니까 이 피해자가 또 따라간 거예요?

◆ 오윤성> 그러니까 피해자가 아까 말씀드렸지만 약간 그런 어떤 먹이사슬 같은 그런 것이 있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상당히 이해하기 힘드시겠지만 그런 상황이 된 거죠.

◇ 김현정> 그렇군요. 이렇게 해서 서울에 다시 합류한 다음부터 더 노골적인 학대가 시작된 겁니다. ‘너 왜 우리 신고했어?’ 이제 이유는 이거예요. 그 가해자들은 휴대폰 보니까 끔찍한 영상이 다수 나왔다 그럽니다. 굉장히 끔찍한 영상들이 나왔다고 해요. 그러면서 고소 취하를 요구하고 결국 피해자가 직접 경찰에다가 고소 취하를 해 줬다면서요?

◆ 오윤성> 그렇죠, 왜 그러냐 하면 지금 고소 취하를 했다라고 하는 것이 그것이 이렇게 직접적으로 불러서 의사표시를 한 것이 아니고 전화로 확인을 한 거죠. 전화로 확인을 했는데 그 당시에 우리가 추정컨대 전화를 했을 때 옆에 만약에 가해자들이 둘이 같이 있었다라고 하면 그 사람들이 시키는 대로 했을 가능성이 높죠.

◇ 김현정> 제가 듣기로는 전화도 아니고 문자로 취하했다는데.

◆ 오윤성> 그거는 이제 마지막 단계에서는 문자 취하를 한 건데요.

◇ 김현정> 전화도 하고 문자도 하고요?

◆ 오윤성> 그렇죠. 그래서 전화를 했을 때 ‘자기는 독립하고 싶다. 이상이 없다.’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해왔던 것이고요. 사실은 그 이전에 그 아버지가 이제 추가적으로 어떤 관련되는 증거들을 경찰에 제출했어요. 왜냐하면 휴대전화 업체에서 자기 아들 명의로 추가적으로 3개가 더 계약이 됐다.

◇ 김현정> 집 나간 다음에요? 아버지 실종신고 낸 다음에 휴대폰이 아들 명의로 3개로 개통이 됐다고 경찰이 얘기해 줬어요? 분명히 그놈들이 데려갔을 거다, 이렇게요?

◆ 오윤성> 그리고 과거에 아들 폭행했던 친구 전화번호까지 알려줬고.

◇ 김현정> 경찰에 ‘이놈들이 데려간 것 같다’라고요?

◆ 오윤성> 그렇죠. 그리고 대부업체에 돈을 빌린 게 있다. 이렇게 합쳐보면 의심스러운 정황이 상당히 많이 드러나게 되는데 그것에 대해서 경찰이 조금 더 이렇게 심각하게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현재 그 사안에 대해서 감찰 중에 있죠.

◇ 김현정> 감찰 중에 있습니까? 아버지가 아들이 다시 대구를 떠난 다음에 실종신고 내고 아니, ‘우리 아들 이름으로 휴대폰이 3개나 개통돼 있어요. 보나마다 그놈들이 데려간 거예요. 전화번호 010 전화해보세요’까지 했는데 그런데 왜 경찰은 전화를 안 합니까? 왜 체크를 안 했을까요.

◆ 오윤성> 글쎄요, 경찰의 입장에서는 피해자하고 통화를 한다든가 할 때 좀 나와 달라 이렇게 얘기를 했었는데 그때는 나올 수 있는 입장이 아닌 상황이라는 것을 좀 더 깊게 생각을 못 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전화를 하기는 했답니까?

◆ 오윤성> 네, 전화를 하긴 했어요.

◇ 김현정> 통화가 됐어요?

◆ 오윤성> 통화가 됐어요. 나중에는 전화가 잘 안 되니까 문자까지 보내고 그래서 문자로 고소취하하겠다. 이렇게 연락이 왔다 그러는데요.

◇ 김현정> 그 친구들하고는 연락을 했답니까?


◆ 오윤성> 친구들하고 연락했다는 얘기는 없어요.

◇ 김현정> 그건 모르고요.

◆ 오윤성> 그런데 중요한 것이 상해죄 같은 경우는 고소 취하를 한다든가 하는 그런 죄가 아니라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라는 거예요. 그리고 또 고소 취하를 하려고 하면 이 문자로 하는 것은 이것은 정식이 아니고 사실은 그 사람이 직접 출두해서 형사고소 취하서를 갖다가 작성을 해야 되는 것인데 그런 것들이 생략이 다 돼버렸다는 거죠.

◇ 김현정> 결과적으로는 그때만 눈치 채고 정식으로 수사했더라면 막을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 사건인데.

◆ 오윤성> 늘 가정법은 성립하지 않죠.

◇ 김현정> 제일 놀라운 건 그 가해자들 있잖아요, 친구들. 전과도 없는 평범한 대학생이었다는 점이에요. 한 명은 조금 더 구체적인 신원이 나왔습니다. 예술대학에서 실용음악을 전공하고 있고 부모들이 음악하라고 오피스텔 구해준 거였답니다. 거기에서 이런 짓을 한 거예요. 또 다른 한 명 역시 평범한 대학생이었고. 아니, 이 평범한 대학생들이 왜 이렇게 잔혹하게 친구를 괴롭혔을까요?

연합뉴스

◆ 오윤성> 통상적으로 우리가 보면 아동학대, 동물학대 하는 그런 사람들이 전과가 없고 평범하게 보이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 이렇게 봐요. 이 사람들이 제가 듣기로는 가해자들도 상당히 좀 왜소한 그런 체격을 갖고 있다. 겉으로 봐서는 ‘과연 그렇게 했을까’라고 의심이 드는 사람들인데 실제로 강한 짐승이 약한 짐승을 괴롭히는 것과 같이 만약에 이 사람들이 더 강한 사람들을 만났으면 그렇게 안 했을 가능성이 커요. 그래서 자기보다 약한 사람을 만나면서 가학성이 증폭이 되고 자기가 그 사람을 지배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오랫동안 시간이 경과한 것이 아닐까, 그렇게 봅니다.

◇ 김현정> 아까 초반에 해 주셨던 그 단어. 먹이사슬. 저는 그 얘기가 제일 꽂히네요. 그 이야기를 듣고 나니까 미스터리했던 사건이 풀리는 느낌이에요. 이들은 친구가 아니었다고 봅니다, 저는. 그야말로 먹이사슬. 말씀하신 것처럼 무슨 체격이 우락부락하고 이렇게 이런 사람들이 아니었는데 자신보다 더 약자를 먹이사슬처럼.

◆ 오윤성> 항상 상대적 개념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렇군요. 이런 사건이 처음이 아니에요. 저는 좀 유사한 사건들을 많이 경험했습니다. 같이 지내면서 뭘 시키고, 성매매를 시킨다든지 이런 중학생도 있었고 고등학생도 있었고 성인도 있었고.

◆ 오윤성> 성인도 있죠.

◇ 김현정> 이거 주변에서 눈치 채고 신고할 만한 상황은 아닌가요? 원래 이런 일들이 이렇게 은밀하게.

◆ 오윤성> 이런 것들이 철저하게 폐쇄성이라든가 고립되는 그런 특성을 갖고 있어요. 그래서 24시간 같이 생활을 하고 그 가운데서 학대가 이루어지고 서열이 이뤄지는데 주위에 있는 사람들 같은 경우는 사실 거기 근처에 있는 일을 나갔다고 해요.

◇ 김현정> 지금 일용직으로 뭐 나간 적이 몇 번 있더라고요. 이 피해자도.

◆ 오윤성> 일용직으로 두 차례 정도 나갔다라고 하는데 그 과정에서 주위 사람들에게 그러면 도움을 청하면 될 거 아니냐.

◇ 김현정> 그리고 주위 사람들도 그래요. 몸무게가 34kg 이러면 이상한 일이구나 했어야 되는 거 아니에요?

◆ 오윤성> 아마 그때는 34kg까지는 안 나갔을 것이고 몸이 좀 왜소하다, 이렇게 생각이 될 텐데 중요한 것은 마음의 눈이, 이번에 경찰 조사과정에서도 그런 것이 있지만 마음의 눈이 열리지 않으면 보이지 않아요. 저 사람이 지금 어려운 상황에 있겠구나, 그리고 그 사람이 직접적으로 도움을 요청하지도 않는데 거기에 개입을 해서 적극적으로 하기에는 좀 상당히 제한점이 있었다라고 봅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마포구 오피스텔 살인사건. 살인죄 적용은 될까요? 혹시 더 가벼운 형량이 될 가능성도 있습니까?

◆ 오윤성> 지금 최초에는 중감금치사라고 해서 중감금치사가 되면 3년 이상 유기징역이 되는데요. 그리고 조금 더 보니까 이거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 아니냐라고 해서 살인죄로 하려고 했었는데 그게 5년 그리고 이상 사형, 무기까지 되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보니까 고소취하계약서를 작성하는 거를 강요했어요. 그래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에 있어서 보복범죄 가중처벌이 되기 때문에 지금 대법원 양형 기준에 의하면 비난동기살인이 되면 15년에서 20년까지 가능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오윤성 교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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