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선 주자를 뽑는 경선을 미룰 것이냐, 말 것이냐?' 어제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격론이 벌어졌습니다. 결론날 줄 알았는데 결론 안 났습니다. '25일 최고위원회에서 최종 결정을 할 텐데 그때까지 대선 경선 기획단에서 원래 스케줄에 맞춘 안을 한번 가져와 봐라. 그거 보고 진짜 문제가 있으면 연기할 것이고 별 문제가 없으면 원래대로 가겠다' 이거예요.
양쪽이 다 격앙됐습니다. 이재명 지사 쪽에서는 '왜 당헌당규 원칙을 지키려하지 않느냐?'라고 항의하고 있고 경선연기파 쪽에서는 '당헌당규상으로도 날짜 수정할 수 있게 돼 있다' 이렇게 주장합니다. 저희가 최근에 정세균, 최문순, 홍영표 의원 등이 출연을 해서 경선연기 이유는 말을 했습니다. 저희가 들었어요. 그래서 오늘은 이재명 지사 쪽 얘기를 좀 들어보려고 합니다. 이재명계의 좌장으로 불리는 분, 이재명 지사 전국지지모임이죠. 민주평화광장의 공동대표세요. 더불어민주당 5선 조정식 의원 연결해 봅니다. 조 의원님 안녕하세요.
◆ 조정식> 네, 안녕하세요. 조정식입니다.
◇ 김현정> '내일 모레 최고위에서 최종 결정하겠다. 대선경선기획단에서는 원래 스케줄에 근거해서 안을 짜와라' 그거 보고 결정하겠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조정식> 네, 어제 지도부에서 결정은 일단 원칙대로 180일 전 대선후보 선출을 준비하겠다는 것으로 봅니다.
◇ 김현정> 잠깐만요. 그러니까 원래대로 가는 걸로 지도부가 결론 내린 거나 다름 없다고 생각하세요?
◆ 조정식> 네. 왜냐하면 '선출준비에 들어가겠다' 이런 걸로 보여지고요. 경선일정에 대한 최종 결정은 오는 금요일에 내리기로 했지만 현행 당헌당규를 기본으로 경선일정안을 짜기로 일단 했거든요.
◇ 김현정> 짜와보라고 했죠.
◆ 조정식> 네, 그리고 또 오늘은 당무위원회에서 아마 선거관리위원회 구성이 아마 있을 겁니다. 그렇게 하고 25일 이 문제가 매듭지어질 것으로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혹시 지도부로부터 그런 시그널이나 어떤 언질을 들으신 거예요?
◆ 조정식> 아니, 어제 발표한 내용도 그렇고요. 또 송영길 대표를 중심으로 물론 당 최고위원들은 조금 의견이 갈려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당대표이신데 어제 의총에서 말씀도 그랬고 그다음에 어제 발표된 내용도 그랬고, 어쨌든 이건 원칙대로 갈 수밖에 없는 거 아니냐? 그런 분위기라고 봅니다.
◆ 조정식> 네, 그렇죠.
◇ 김현정> 어제 그런데 그 송영길 대표 발언 중에 논란이 됐던 게 하나 있습니다. 의총장에서 뭐라고 하셨냐면 '작년에 이해찬 지도부에서 180일 룰을 만들 때 후보들한테 의사를 물어봤다. 그때 이낙연 전 대표도 이낙연 후보도 동의를 했다' 이 얘기를 하셨어요. 그래서 이낙연 캠프에서는 '그게 무슨 말이냐. 그냥 명시적으로 동의한 게 아니라 지혜를 모아달라' 이렇게 얘기했다는 입장이거든요. 조정식 의원님 그때 지도부에 계셨죠?
◆ 조정식> 저도 제가 당시에 정책의장을 맡아서 당직을 맡고 있었습니다마는 특별 당규를 만들었을 때 그 취지와 배경을 비교적 저도 잘 알고 있는데요. 그 아시다시피 180일 전 후보선출특별당규는 이해찬 대표 시절 때 만든 건데, 사실 이걸 처음에 만들었던 배경이 매년 대통령 선거 때마다 경선 시기는 당이 아주 극심한 진통과 내홍을 겪어왔었거든요.
그래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당내 숙의를 거쳐서 만들어진 것이고 당시에 당내 후보자들 의견까지 다 수렴해서 만든 것으로 저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180일 규정에 대해서 다 동의를 했고 이의가 없이 그렇게 만들어진 거죠.
◇ 김현정> '이낙연 캠프에서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동의받았다' 그렇게 알고 계시는 군요.
◆ 조정식> 잠재적인 대선 후보군들로 다 이런 의견을 다 수렴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다 수렴한 걸로요?
◆ 조정식> 네.
◇ 김현정> 그때 동의가 아니라 '지혜를 잘 모아달라' 이렇게 말씀하셨다는데요? 이낙연 전 총리 측은?
◆ 조정식> 아무튼 그런 의견들을 다 수용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정책위 의장이시니까, 지도부시니까 그때를 생생하게 기억하실 텐데요. 알겠습니다. 지금 원래대로 하는 것, 원칙이라는 표현을 쓰셨는데 원칙대로 원래대로 한다면 경선연기파에서 그걸 조용히 수용할까요? 지금 의원 머릿수로만 따지자면 연기를 주장하는 분들이 더 많다고 제가 들었는데요.
◆ 조정식> 그거는 아니고요. 당내 다양한 이번 대선 후보자들과 관계된 지지 의원들도 있고 또 중립적인 분들도 있고 다양한 의원 분포를 지금 구성하고 있는데요. 또 당직을 맡고 계신 분들도 있고요. 저는 전체적으로는 이게 후보자간 합의가 안 되면 어쨌든 경선규정이라는 건 게임의 규칙이나 마찬가지 아닙니까? 그리고 이미 마련된 현재 당헌당규가 있고 또 당사자인 후보끼리 합의가 안 되면 그대로 갈 수밖에 없는 거 아니냐? 그런 의견들이 더 많다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전체적인 머릿수를 따져도 '그대로 가자' 쪽이 더 많다고 파악하고 계세요?
◆ 조정식> 네, 그런 심정들이 많다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이거는 양쪽에서 파악하는 게 전혀 다른데요. 그런데 계속 원칙을 지키자는 걸 강조하십니다만 경선연기파 쪽에서는 이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경선 연기를 해도 그거 원칙에 어긋나는 거 아니다. 당헌당규에 잘 보면 어떤 특수한 사정이 있으면 조정할 수도 있다고 쓰여있지 않느냐? 당헌당규. 원칙대로 해도 바꿀 수 있는 거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 조정식> 현재 민주당 당헌 88조에 보면 이게 규정이 돼 있고요. '다만 상당한 사유가 있을 때에는 당무위의 의결로 달리 정할 수 있다' 규정돼 있죠. 그런데 이 상당한 사유라는 말이 서로 해석이 틀릴 수가 있지만 이걸 특별당규로 규정한 거 아닙니까? 이 상당한 사유라 함은 불가항력적으로 경선을 치르기 어려운 상황을 의미하는 거라고 저는 봐요.
◆ 조정식> 네. 그러니까 지금 경선을 연기하자고 주장하는 분들은 '흥행이 안 돼서 연기하자'이런 주장들을 많이 하시는데요. 이건 그야말로 자의적이고 정치적인 입장인 거죠. 왜냐하면 이런 식이면 항상 당의 원칙을 정해 놓고 당헌당규를 정해놔도 그때그때 상황마다 '아이고, 이런 이유로 다시 바꾸자' 이런 게 계속 반복될 거 아니겠어요?
앞으로 다음 지방선거도 있고 또 총선도 있고 다음 대선도 있고 계속 이어지게 돼 있는데 현재 이걸 갖다가 이런 우려들 때문에 이걸 특별당규로 규정을 한 거거든요. 그런데 이걸 그냥 무시한다고 하면 이거는 말 그대로 아주 중요한 원칙의 문제고 신뢰의 문제이기 때문에 그런 거죠.
◇ 김현정> 이런 말씀도 하세요. '아니, 지난 재보궐선거도 당헌당규 바꿔서 후보냈는데 대선 경선일정, 이거는 심지어 이런 상당한 사유라는 이런 것까지 붙어있는데 그거보다 쉽게 바꿀 수 있는 거 아니냐?' 이런 말씀도 하세요.
◆ 조정식> 그런 부분들이 말 그대로 정치적 공방이자 주장이라는 거예요. 왜냐하면 당에서 당헌당규는 국가의 헌법과 마찬가지거든요. 그러면 이거는 기본적으로 아주 특별한 사유가 있지 않는 한은 지키는 게 기본적인 원칙입니다. 기본적인 신뢰의 문제고요.
◇ 김현정> '그때 그거 바꿔서 지지 않았느냐?', 말하자면 그 말씀도 하시더라고요. 이재명 지사 측에서는.
◆ 조정식> 그러니까 양쪽의 공방들이, 주장들이 있는 거예요. 그리고 실제로 보면 이 특별당규를 정한 이후에 지난 1년간 이에 따른 각 후보와 주자들이 준비를 해 왔거든요. 이미 뛰고 있어요. 그런데 이제 딱 스타트 라인에 서서 경기가 시작되려고 하니까 연기하자? 이거는 쉽게 말씀을 드리면 동네 축구나 달리기 시합 때도 이렇게는 안 하는 거죠. 이거는 상식에 맞지 않는 거라고 보거든요.
◇ 김현정> 상식에 맞지 않다.
◆ 조정식> 그리고 또 하나 굉장히 중요한 문제는 신뢰의 문제인데 지금 정치권에 가장 이게 당내 논쟁이 되고 있지만 국민들께서 이걸 어떻게 보시는가가 가장 중요하고 두려운 문제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러니까 무신불립이라는 말을 많이 쓰잖아요. 신뢰가 무너지면 미래가 없다는 말인데 국민들이 보시기에 이게 그때 그때 당내 주장에 따라서 입맛따라 원칙을 뒤집는 민주당을 어떻게 보시겠는가? 이건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어제 출연하신 홍영표 의원은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굳건하게 1위를 지켜온 이재명 지사가 통 크게 양보하면 오히려 지지는 더 올라갈 수 있다' 왜냐하면 갈등까지도 품는 모습을 보이니까. 어떻게 생각하세요?
◆ 조정식> 그러니까 이 문제는 유불리의 문제로 볼 게 아니라 특별당규가 정해진 기본 취지와 국민에 대한 신뢰의 문제고요. 실제로 또 어제 발표된 국민여론조사를 보더라도 모 언론에서 보면 경선연기 반대가 55.8%예요. 그리고 찬성이 24%거든요. 두 배 이상으로 압도적으로 경선을 연기하면 안 된다는 여론이 많습니다.
그러니까 이거 더군다나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지난 번 보궐 선거 패배 이후에 신뢰의 문제라든가 그다음에 여러 가지 위기 상황들이 있는데 이걸 당내 각 주자 간 갈등과 계파 간 갈등, 이런 등등 때문에 만약에 연기했다. 그리고 이걸 지금 선두주자에 대해서 자꾸 양보하라 이런 식을 압박을 한다. 그러면 이 논란이 길어질수록 국민의 실망은 커진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고 봅니다.
◇ 김현정>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연기로 결정이 된다면 그때는 최악의 상황도 상정해야 되나요?
◆ 조정식> 그런 상황을 가정해서 지금 얘기할 건 아니라고 보고요. 저는 어쨌든 이게 당 지도부나 그다음에 당내 총의가 결국은 이 문제는 원칙을 지켜야 할 문제고 굉장히 이번에 이런 부분이 뒤바뀌게 되면 굉장히 안 좋은 선례가 되거든요. 앞으로 정치적 주장에 따라서 당헌당규가 다 뒤집히는 아주 굉장히 안 좋은 선례가 될 것이기 때문에.
◇ 김현정> 제가 지금 최악의 경우를 언급하는 이유가 뭐냐 하면 조 의원님, 경선연기를 주장하는 쪽에서 만약 원래 안대로 가게 될 경우 보이콧 카드를 내밀 수 있다는 이야기도 지금 솔솔 들려서 말입니다.
◆ 조정식> 뭐 그렇게까지는 가지 않으리라 봅니다. 다 당을 걱정하시는 충정을 갖기 때문에요.
◇ 김현정> 그렇게까지 간다면 이거는 같이 추락하는 길이다, 이렇게 보시는 거예요? 같이 쓰러지는 거다?
◆ 조정식> 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어제 말이죠.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총리, 이광재 의원 등등이 일종의 연대전선을 만드는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지난주에 경선연기 의총 열자고 연판장 돌린 의원들 66명, 또 권리당원 서명한 숫자도 2만 명이 넘었다고 하고 또 3명의 후보가 같이 모여서 뜻을 모으고. 이런 연합전선 분위기 만들어지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조정식> 뭐 대선승리의 전략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과 충정이 있을 수 있다고 봐요. 그리고 또 어쨌든 경선이 사실상은 물밑에서 시작된 거라 마찬가지겠죠. 각자 준비들을 하고 계시고 출마 선언하신 분들이 계시니까요. 그래서 대선 레이스의 과정을 보면 이재명 지사가 어쨌든 현재는 선두주자이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다른 주자들의 집중견제가 있을 거라고 봐요.
◇ 김현정> 집중 견제요?
◆ 조정식> 네. 그리고 또 당내 원래 경선이라는 게 그런 과정들이 항상 있어 왔죠. 그리고 또 당내 주자들이 많지 않습니까? 현재 잠정적으로 한 9분 정도 되시는 걸로 봐요. 그러다 보니까 경선과정에서 이런 저런 합종연횡 이 있을 수 있다고 봐요. 그래서 이 부분들을 뭐 이렇게 크게 약간 편가르기다, 이렇기라기보다는 경선과정에서 하나의 과정이다, 이렇게 보고요.
그리고 경선이 시작이 되면 결국은 예전의 경우를 보더라도 어쨌든 후보 간 정책경쟁의 장으로 전환되는 것이 있을 거라고 보고요. 결국은 민심과 당심이 어떻게 관심을 갖고 초점이 모아지는가가 중요한데 이 구도 자체가 친이재명 대 반이재명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결국은 누가 더불어민주당의 후보로서 본선 경쟁력이 있는가, 이게 초점이 되지 않을까 봅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반이재명 전선이 형성된다, 이런 얘기들 막 보도 나오고 있는데 이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말씀이고요.
◆ 조정식> 그렇죠, 초기의 과정이라고 봐요.
◇ 김현정> 결론 내릴게요. 조 의원님, '경선연기 불가, 절대 안 된다' 맞습니까?
◆ 조정식> 네, 그렇죠.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조정식 의원 고맙습니다.
◆ 조정식> 네, 고맙습니다.
◇ 김현정> 이재명 계의 좌장으로 불리는 분입니다. 민주당 5선 조정식 의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