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저희도 놀이터에서 놀아도 되나요?'라는 글이 사진과 함께 올라왔다.
작성자가 공개한 사진에는 "저희는 00유치원 어린이에요. 우리반 친구가 살고 있는 아파트가 궁금해서 놀러가고 싶어요. 친구와 함께 놀이터에서 놀아도 될까요?"라고 삐뚤삐뚤한 글씨로 적혀있다.
유치원 5세 반 아이들이 만든 이 포스터는 수업을 아파트 단지내 놀이터에서 하고 싶다는 내용으로 주민들의 동의를 받고 있다. 포스터 하단에는 찬반 투표란도 마련됐다. 투표란을 살펴보면 찬성표에 압도적으로 많은 스티커가 붙어 있다.
포스터 귀퉁이에는 유치원 교사가 쓴 것으로 보이는 "유치원에서 '마을'에 대해 배우고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6/23(수) 10:30~11:30 이용 예정입니다"라는 글도 적혀 있다.
포스터 수거 예정일도 적혀있는 이 포스터는 얼마 후 갈기갈기 찢긴 채로 발견됐다. 누가 찢었는지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놀이터는 애들 놀라고 만든 것 아니냐", "너무 삭막하다", "종이가 아니라 아이들 마음을 찢었다", "인류애 상실"이라는 등의 반응을 쏟아냈다. "관리비는 그 아파트 주민들이 내는 거다", "놀이터를 이용하려면 관리사무소에 정식으로 협조 요청을 해야 했다"는 현실적 조언을 남기는 댓글도 있었다.
이 가운데 아이들을 조롱하는 듯한 댓글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한 누리꾼은 "찢은 거 유치원 정문에 투명 비닐봉지 담아서 걸어놔야 한다"고 썼다. 또 다른 누리꾼도 "어린이 놀이터 갈 생각에 뛰어왔다가 인생의 쓴맛 보고 서러워서 눈물 줄줄 나오겠지?"라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일각에선 '부유층 아파트라 아이들을 못 들어오게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이에 대해 사진을 게시했던 누리꾼은 "그런 상황은 아니다. 초등학교와 담벼락을 나누고 있고, 누구도 놀이터 출입에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