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의총장에서는 연기에 반대하는 이재명계 의원들과 찬성하는 비(非)이재명계 의원들의 격론이 오갔다.
차분한 분위기 속 양측 토론이 이어지다가 수적으로 찬성파가 다소 앞서가기 시작하자 반대파에서도 속속 자유토론을 신청하며 조금씩 신경전이 시작됐다.
긴장감이 감돌던 의총장 분위기를 뒤집은 건 송영길 대표가 직접 이낙연 전 대표를 거론하면서부터였다.
송 대표는 의총이 끝나갈 무렵 "이낙연 전 대표와 모든 (대선) 후보들에게 의사를 물어봤고, 이 전 대표도 '180일 전' 룰대로 하자고 확실히 얘기했다"며 재차 연기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의총장이 소란스러워졌다고 한다.
민주당이 지난해 8월 이해찬 전 대표 주도로 '특별당규'를 만들어 대선 180일 전에 후보를 정하기로 했을 때 각 캠프의 의사를 타진했다는 취지다.
송 대표는 또 "유력주자 3명이 지금 경선 연기에 명확히 반대하고 있다. 21일 후보 등록 시점에 어떻게 경선 룰을 바꾸느냐"며 "오늘 최고위원회의에서 경선 연기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사실상 경선 연기 불가에 쐐기를 박았다는 후문이다.
송 대표의 이 말에 의총장엔 한바탕 소란이 벌어졌다.
경선 연기 찬성 토론에 나섰던 김종민 의원을 필두로 설훈 의원 등이 "왜 대표 개인의 이야기를 하느냐"고 강력하게 항의했다고 한다.
경선 연기를 주장한 한 의원은 "의원들 다수는 연기해야 한다는 건데 왜 대표 마음대로 결정하느냐"며 "그런 식으로 결정하면 당에 분란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총이 끝난 뒤 송 대표는 이날 오후 중 최고위원회를 열어 경선 일정에 관한 최종 판단을 내릴 각오다.
하지만 연기에 찬성하는 일부 최고위원들이 격렬하게 반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날 경선 연기 여부와 관련한 최종 결정이 나올지는 여전히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