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당대표는 22일 X-파일 논란에 대해 "당에서 확장(된 범야권 후보들의 이슈까지) 대응하기는 어렵다고 본다"며 "파일을 수령한다고 해도 그걸 살펴볼 조직이 (당내에는)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서울시 오세훈 시장 등과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처럼 당 차원에서는 관련 이슈에 대응할 계획은 물론 파일을 수령할 의지도 없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내용이 부종확하거나 크게 의미가 없을 거란 판단이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경거망동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이 선을 긋고 나섰지만, 논란은 야권 내부에서 확산세다. 당장 X-파일 논란을 촉발시킨 공감과논쟁정책센터 장성철 소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뉴스쇼'에 나와, 해당 파일을 국민의힘 지도부에 전달할 용의가 있었으나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그는 "김재원 최고위원이 일요일(20일)에 통화할 때 그 파일을 달라고 하길래 주겠다 했더니 '내가 갖고 있으면 오해를 받게 될 거 같으니 주지 마세요'라고 했다"면서 그러나 "김 최고위원이 다음 날 당 회의에서 (X파일을) 공개하라고 하는 걸 보고 참 황당했다"고 했다. 또 'X파일을 입수했다면 윤 전 총장에게 건네거나 우리 지도부에 넘겨야 아군'이라고 한 정미경 최고위원을 향해서도 "드릴 테니 자신 있으면 공개하시라"라고 밝혔다.
X-파일의 내용, 작성 주체가 본격 문제가 되기도 전에 야권에 뿌리를 둔 정치평론가와 국민의힘 최고지도부간 진실 게임 양상이 벌어지는 상황인 셈이다. 이 와중에 문제의 X-파일이라고 불리는 파일들이 이날 오전 여러 버전으로 공유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내용이나 형식 등을 고려했을 때 장 소장이 확보했다며 설명한 X-파일과는 다른 것들로 보인다. 애당초 X-파일을 언급했다고 알려진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조차 'X-파일'을 직접 말한 적은 없고 "윤 전 총장을 검증할 자료들을 차곡차곡 모으고 있다"고만 말한 만큼, 애초 국가기관이 개입한 수준의 내밀한 내용은 아닐 거란 평가도 나온다.
윤 전 총장에게 구애의 손을 내밀던 국민의힘은 돕지 않고, 야권 내부는 혼란이 가중되고 있지만 윤 전 총장 측은 기존의 무대응 원칙을 고수한다는 방침이다. 장 소장 측에 파일을 넘겨 달라는 요구도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한다. 윤 전 총장 측 이상록 대변인은 상황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일절 대응하지 않겠다는 방침은 변함이 없다"면서 "대응 방침이 바뀐다면 그때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