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물류센터 화재 사고 최초 목격자가 현장 관리자들의 무책임함을 지적했다.
지난 2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덕평쿠팡물류센터 화재는 처음이 아니였습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본인을 최초 신고자보다도 10분 더 빨리 화재 발견한 노동자라고 소개했다.
그는 "17일 (오후) 5시 10분~15분경부터 화재 경보가 울렸다"고 말했다. 이어 5시 26분경, "어디선가 계속 솟아오르는 연기를 목격했다"며 "진짜 불이 난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썼다.
화재를 인식하지 못하고 업무를 이어가던 다른 노동자들을 보며 "오작동이 아니다. 진짜 불이 났다"고 소리쳐 다른 노동자들도 상황을 인식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보안팀 관계자는 "불난 거 아니니까 신경 쓰지 말고 퇴근이나 하라"고 요청을 묵살했다. 상황의 심각성을 느낀 작성자는 또 다른 현장 관리자에게 화재 상황을 재차 알렸지만, 그 관리자 역시 크게 웃으며 "원래 오작동이 잦다. 불났다고 하면 양치기 소년 된다"고 무시했다고 한다.
특히 이 관리자는 당시 연기가 허브 쪽 컨베이어 과부하로 벨트에서 난 것이라며 엉뚱한 답변을 했다고도 전했다.
작성자는 시설물 관련 문제점도 꼬집었다. 그는 "평소 잦은 화재 경보 오작동 외에 문제가 빈번하게 일어났다. 쿠팡의 근본적 대책 마련은 없었다"면서 "오작동이 많다며 꺼둔 스프링 쿨러는 화재 당일에도 작동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실제 그가 첨부한 한 온라인 커뮤니티 글에 따르면, 지난 2018년 2월 당시 담뱃불로 인해 덕평 물류센터 안에 화재가 발생했지만 사무실에 있는 담당자들은 "조퇴를 하고 집에 가라"며 안일한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이 글엔 쿠팡 물류센터 측이 화재 신고자를 '블랙리스트'로 분류해 출근하지 못하게 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