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비서관도 드문 靑에 파격 그 자체…이철희 정무수석 주도 청년정책 시동
문재인 대통령은 '청년비서관'이라는 직책의 상징을 염두에 두고 이같은 파격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 청년층의 목소리를 가까이에서 듣겠다는 의지를 표출한 것.
국민의힘 이준석 당대표 당선을 계기로 돌풍처럼 불고 있는 청년 정치의 열기가 청와대에도 전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높은 실업률과 코로나19로 커지는 세대갈등 속에서 이번 정부에도 대한 20대 청년층의 지지율이 저조한 것과도 연관이 있다.
청와대는 청년비서관에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부여하기 위해 청년TF를 총괄하고 있는 이철희 정무수석 산하로 보냈다. 박 비서관의 파격 영입도 이 수석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해 청년비서관을 신설하고 김광진 전 정무비서관을 전보시켰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이에 이 수석과 박 비서관을 중심으로 청년 여론을 듣고, 현실적인 정책을 수립하려는 노력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아울러 국회와의 소통을 담당하는 정무비서관에 40대 정치 신인 김한규 김앤장 변호사가 발탁됐다. 지난 총선에서 강남병에 출마했다 고배를 마신 그는 전직 정무비서관들과는 다르게 국회의원 경험이 없다. 김 비서관의 발탁 배경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국회 경험이 없는 '0선'의 야당대표도 있지 않느냐"고 말해 '이준석 현상'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내비쳤다.
◇기대와 우려 섞인 반응…"이제부터가 중요, 내실 있는 청년 정책 수립해야"
청와대의 이번 파격 인사에 대해 반응은 엇갈린다. 인사 적체가 심하고 보수적이었던 청와대 내부에 20대 비서관의 등장으로 신선한 자극을 줬다는 평가도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거의 9년 만의 정권 교체였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인사는 초창기부터 적체됐던 것이 사실"이라며 "운동권이나 정치권 선후배 사이로 이어졌던 폐쇄적인 인재풀에서 벗어나 참신한 인사가 이뤄진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했다.
반면 청년들의 절박한 현실 인식을 깨닫지 못한다면, 자칫 보여주기식 인사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20대 대학생이 청년비서관이 됐다고 해서 청년의 목소리를 곧바로 대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부터가 중요하다"며 "단순히 보여주기식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청년들의 마음을 움직일 만한 내실 있는 정책들이 실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