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손정민 사건 '변사사건 심의위' 연다…"외부위원 과반수로"

위원장, 과장→서장으로 격상…외부위원 1~2명→4명
경찰 "외부위원 선정도 모두 전문단체 추천 받을 것"

이한형 기자
서울 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신 뒤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22)씨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50여일 간의 수사에도 뚜렷한 사망 경위를 파악하지 못하자 사건을 '변사사건 심의위원회'에 회부해 종결 여부를 논의하기로 결정했다.

21일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손씨 변사 사건과 관련해 "변사사건 심의위를 개최할 예정"이라며 "다만 심의위원들의 심사의 공정성 등 편한 상태에서 심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개최 일시·장소는 확인해 주기 어렵다"고 밝혔다.

'변사사건 심의위'란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세월호 실소유주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도피 중 사망한 유병언씨 변사 사건을 계기로 처음 만들어진 제도다. 최근 3년간 서울 지역에서만 3번 열린 적이 있는데, 모두 수사 연장이 아니라 '내사 종결' 결론이 나왔다.


경찰청 훈령에 따르면 경찰서장은 △변사자의 신원이 확인되지 않거나 △수사 결과에 유족이 이의를 제기하거나 △ 그 밖에 경찰서장이 심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에 심의위를 개최해 보강 수사 필요성과 종결 여부를 심의할 수 있다.

원래 심의위는 위원장 1명을 포함한 3~4명의 내부 위원과 1~2명의 외부 위원으로 구성된다. 이때 위원장은 변사 사건 책임자로 통상 형사과장이 맡고, 외부 위원은 서장이 위촉한다.

하지만 경찰은 손씨 사건과 관련해서는 국민적 관심이 큰 사안인 만큼 위원장을 서장급으로 한 단계 격상시킨다는 방침이다. 또 외부 위원 선정에도 전문단체의 추천을 받아 객관성을 높일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서장은 투표 권한이 없이 회의만 진행하고 내부 위원은 3명, 외부 위원은 4명으로 확대할 것"이라며 "이견이 있을 때는 투표를 할 방침이다. 외부 위원 선정도 최대한 해당 전문단체의 추천을 받아서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심의위 결과는 간단하게 얘기하면 '계속 수사하라' 또는 '내사 종결해도 된다' 이렇게 두 가지로 나온다"며 "외부 인원을 더 많이 참여시켜서 심의 결과에 따라 수사 상황을 충분히 평가 받는다는 마음으로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심의위 결과는 유족에게 통보될 예정이다. 훈령에 따르면 서장은 심의위 개최 후 3일 이내에 심의 결과를 서울청장에게 보고해야 하고, 유족의 이의제기 사건의 경우 심의 후 곧바로 결과를 유족에게 설명해야 한다. 앞서 손씨의 유족은 서초경찰서에 여러 의혹에 대해 제대로 수사해 달라며 탄원서를 제출한 바 있다.

경찰은 손씨 변사 사건이 종결되면 관련 가짜뉴스 등에 대해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 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경찰에 접수된 고소 건은 총 5건이지만, A씨 측의 대규모 고소가 예정돼 있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한형 기자
더불어 경찰은 지난 15~16일 이틀간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약 4천명이 모여 대규모 집회를 진행한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와 관련해 주최자를 엄정 사법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수사전담팀을 꾸린 영등포경찰서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과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 혐의로 주최자 5명에게 출석을 통보한 바 있다. 일차적으로는 집회 주최자와 발언자 등 위주로 수사를 진행하고, 그 외 수사를 더 할 지 여부는 채증자료 등 분석을 통해 결정할 예정이다.

집회에 참석한 택배노조 조합원 2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이 나오면서 투입된 경찰이 검사를 받았지만 13개 부대 970명 전원이 음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날부터 모든 부대가 정상 운용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찰은 여성을 가장해 8년에 걸쳐 1300여명의 남성들과 영상통화를 하며 녹화한 알몸 사진·영상 등을 유포한 혐의로 구속 송치한 김영준 사건과 관련해 현재까지 영상 구매자 16명을 특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확인한 범죄 수익이 수천만원 정도 된다. 특정한 후 기소 전 몰수 보전도 할 예정"이라며 "피해자도 6명 더 늘어나서 총 18명이다. 갈수록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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