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주 '사회적 비용'까지 부담해야
엄태준 시장은 21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물류창고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일만 할 뿐이지, 안전에 대해서는 주의를 기울일 수 없어 결국 운영자에게 모든 책임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먼저 엄 시장은 "지난해 한익스프레스 공장과 이번 쿠팡물류센터에서 보듯 대형화된 물류창고 화재는 인명 피해를 수반하는 대형 재난 형태로 번지기 쉽고 이는 대기오염, 수질오염 등 너무나 큰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킨다"고 지적했다.
이어 "물류창고처럼 아파트도 몸집이 크기는 마찬가지"라며 "그런데도 아파트는 각 소유권한을 가진 사람들이 안전관리를 철저히 하니까 화재 발생 빈도가 굉장히 적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물류창고 등의 운영자가 엄격하게 사회적 비용까지 부담하도록 책임과 의무를 부여해 아파트 소유주들이 자기 건물을 챙기듯 철저한 소방 관리가 이뤄지도록 유도해야 된다"고 촉구했다.
반면 이번 쿠팡물류센터 화재 발생 이후 창업주인 김범석 의장이 국내 법인 의장·등기이사 자리에서 사퇴하면서 책임 회피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에서는 '쿠팡 불매·탈퇴' 운동이 확산하고 있다.
◇물류센터 화재 취약성 개선…지자체 권한 관건
엄 시장은 "지자체는 건축물 인허가권만 가졌을 뿐 소방 안전에 대한 감독 권한이 없다"며 "그런데 관할 지역에 화재가 나면 '그동안 한 게 뭐냐'는 비난을 받게 돼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또 "적법하게 조건을 갖춘 건축물은 인허가를 내줄 수밖에 없고 소방 관련해서는 소방청이나 고용노동부 등이 관할하고 있다"며 "준공 후 환경이나 증축 문제뿐만 아니라 지자체가 소방 안전 관련 권한도 갖도록 해야 된다"고 제안했다.
끝으로 엄 시장은 "이천에 물류센터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천시에서만 유독 대형 화재가 많이 발생한다는 선입견은 잘못된 것"이라며 "물류창고 화재는 어느 지역에서 많이 발생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대형화된 시설, 샌드위치 패널 사용 등 화재 발생에 취약한 구조적 원인에 집중해야 된다"고 했다.
앞서 지난 17일 오전 5시 20분쯤 이천 쿠팡물류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 발생 이튿날 오후 큰 불길은 잡혔지만 닷새째인 현재까지도 진화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물류센터는 지상 4층, 지하 2층에 연면적은 축구장 16개 넓이와 맞먹는 12만 7178㎡ 규모다.
경찰과 소방, 사고 현장 CCTV 화면 등에 따르면 이번 불은 건물 지하 2층에 설치된 선풍기 연결용 멀티탭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19일 소방 당국은 진화 작업 중 실종된 경기 광주소방서 119 구조대 김동식 구조대장(52·소방령)의 유해를 수습했다. 이날 오전 경기 광주 시민체육관에서는 고 김동식 구조대장의 영결식이 경기도청장(葬)으로 거행된다. 경기도는 고인에게 이달 18일 자로 소방경에서 소방령으로 1계급 특진과 녹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