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를 막론하고 윤 전 총장의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지만, 당사자인 윤 전 총장은 침묵 중이다. 그의 대변인은 '일신상의 이유'를 대며 열흘 만에 사실상 경질된 것으로 보인다. 아직 공식 등판도 하지 않은 윤 전 총장이 흔들리고 있다.
◇20장 분량의 X파일…조목조목 '공격포인트' 담겨
특이점은 '공격 포인트'가 세세하게 달렸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 △해당 문제는 어떻게 활용할 수 있다 △어떤 식의 문제가 있다 △어떻게 공격하면 된다 등의 정치적 공략 포인트가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작성 주체가 어디인지는 파일에 담기지 않았다.
앞서 장 소장은 전날 자신의 SNS를 통해 윤석열 X파일의 존재 사실을 밝혔다. 그는 파일 입수 사실을 전하면서 "저는 정권 교체를 간절히 원하는 사람이고 윤 전 총장에게 많은 기대를 걸었지만, 이런 의혹을 받는 분이 국민의 선택을 받는 일은 무척 힘들겠다"며 "높은 지지율에 취해있는 현재의 준비와 대응 수준을 보면, 방어는 어렵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X파일 정도의) 그런 표현은 아니지만, 검증 자료를 모으고 있는 것으로 이해해주면 될 것 같다"고 말하면서 관심을 끌었던 윤석열 X파일의 존재 여부가 야권 인사를 통해 확인된 것이다.
◇여야 지적에도 尹은 침묵만…대변인 사퇴 악재도
'윤석열 의혹을 차곡차곡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던 민주당은 일단 특별한 반응은 보이지 않고 있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X파일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나온 내용이 없어 아직까지 대응할 계획은 없다"면서도 파장을 면밀하게 지켜보고 있다.
정작 윤 전 총장은 침묵 중이다. 이상록 대변인은 CBS노컷뉴스 통화에서 "(X파일 건은) 대응하지 않기로 했다"고 짧게 말했다. 또 다른 대변인인 이동훈 대변인은 윤석열 X파일 존재가 알려진 직후 "일신상의 이유로 직을 내려놓는다"며 사퇴했다. 이 대변인은 그간 갈팡질팡했던 윤 전 총장 측 메시지에 책임을 지고 사실상 경질당한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앞서 윤 전 총장 측은 국민의힘 입당 여부를 두고 하루에도 몇 번씩 말을 바꿨고, 결국 윤 전 총장이 직접 나서 "아직은 정해진 게 없다"고 정리한 상태였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X파일의 존재는 예상할 수 있는 것이었지만, 지금 상황에서 대변인 경질 이후 아무 대응도 하지 않는 윤 전 총장 측 대응을 보면 대권까지 정치 행보를 과연 잘 해낼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