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 지점' 적힌 윤석열 X-파일…빨간불에도 침묵하는 尹

A4 20장 분량에 尹 본인과 가족 의혹 총정리
사건마다 '공격 지점' 적힌 것으로 전해져
대변인은 석연찮은 사퇴…尹 등판 전부터 흔들

윤석열 전 검찰총장. 황진환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그의 가족 관련 의혹을 총정리한 자료로 알려진 이른바 '윤석열 X파일'의 존재가 알려지면서 야권 유력 대선 주자로 꼽히던 그의 행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여야를 막론하고 윤 전 총장의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지만, 당사자인 윤 전 총장은 침묵 중이다. 그의 대변인은 '일신상의 이유'를 대며 열흘 만에 사실상 경질된 것으로 보인다. 아직 공식 등판도 하지 않은 윤 전 총장이 흔들리고 있다.

◇20장 분량의 X파일…조목조목 '공격포인트' 담겨


스마트이미지 제공
20일 CBS 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의 장성철 소장이 전날 SNS에 언급해 논란이 된 이른바 '윤석열 X파일'은 A4용지 20장 분량이다. 내용을 보면, 각 사건은 새로운 팩트라기보다는 언론은 물론 세간에 떠도는 관련 얘기들이 망라된 수준이라고 한다. 윤 전 총장은 물론 처와 장모 관련 의혹들이다.

특이점은 '공격 포인트'가 세세하게 달렸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 △해당 문제는 어떻게 활용할 수 있다 △어떤 식의 문제가 있다 △어떻게 공격하면 된다 등의 정치적 공략 포인트가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작성 주체가 어디인지는 파일에 담기지 않았다.

앞서 장 소장은 전날 자신의 SNS를 통해 윤석열 X파일의 존재 사실을 밝혔다. 그는 파일 입수 사실을 전하면서 "저는 정권 교체를 간절히 원하는 사람이고 윤 전 총장에게 많은 기대를 걸었지만, 이런 의혹을 받는 분이 국민의 선택을 받는 일은 무척 힘들겠다"며 "높은 지지율에 취해있는 현재의 준비와 대응 수준을 보면, 방어는 어렵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X파일 정도의) 그런 표현은 아니지만, 검증 자료를 모으고 있는 것으로 이해해주면 될 것 같다"고 말하면서 관심을 끌었던 윤석열 X파일의 존재 여부가 야권 인사를 통해 확인된 것이다.

◇여야 지적에도 尹은 침묵만…대변인 사퇴 악재도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 윤창원 기자
윤석열 X파일에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도 술렁이고 있다.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를 최초로 거론한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파일을 공개하라"고 요구했고, 윤 전 총장을 향해서도 "윤 전 총장은 송영길 대표가 X파일을 공개하면 소상하게 해명해야 한다. 법적 문제가 있으면 처벌받고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의혹을 차곡차곡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던 민주당은 일단 특별한 반응은 보이지 않고 있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X파일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나온 내용이 없어 아직까지 대응할 계획은 없다"면서도 파장을 면밀하게 지켜보고 있다.

정작 윤 전 총장은 침묵 중이다. 이상록 대변인은 CBS노컷뉴스 통화에서 "(X파일 건은) 대응하지 않기로 했다"고 짧게 말했다. 또 다른 대변인인 이동훈 대변인은 윤석열 X파일 존재가 알려진 직후 "일신상의 이유로 직을 내려놓는다"며 사퇴했다. 이 대변인은 그간 갈팡질팡했던 윤 전 총장 측 메시지에 책임을 지고 사실상 경질당한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앞서 윤 전 총장 측은 국민의힘 입당 여부를 두고 하루에도 몇 번씩 말을 바꿨고, 결국 윤 전 총장이 직접 나서 "아직은 정해진 게 없다"고 정리한 상태였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9일 오후 열린 서울 남산예장공원 개장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연호하는 지지자들에게 자제를 당부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외곽에서 일방적으로 자신의 메시지만 전달하는 '전언정치' 논란에다, 국민의힘 입당 여부는 물론 정치 참여 자체를 두고도 '간보기 정치'를 한다는 비판에 이어 X파일 논란까지 윤 전 총장은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작정한 듯한 침묵은 여기에 기름을 붓는 모양새라서, 야권 대표로 윤 전 총장을 꼽던 야당 지지층도 동요하는 분위기다. 최근 '윤석열 대체제'로 국민의힘 안팎에서 최재형 감사원장을 부쩍 이야기하고 있는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방증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X파일의 존재는 예상할 수 있는 것이었지만, 지금 상황에서 대변인 경질 이후 아무 대응도 하지 않는 윤 전 총장 측 대응을 보면 대권까지 정치 행보를 과연 잘 해낼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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