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내무부는 라이시가 1792만 6345표, 61.9%를 얻어 242만 7201표, 8.4%를 얻은 개혁파 압돌나세르 헴마티 후보를 크게 앞섰다고 밝혔다.
이번 이란 대선은 전체 유권자 5931만307명 중 2893만3004명이 선거에 참여해 최종 투표율은 48.8%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치러진 대선 투표율 중 가장 낮은 수치다.
이란의 대표적인 강경 보수파 성직자로 꼽히는 라이시는 지난 2019년 삼부 요인 중 하나인 사법부 수장이 돼 대선 출마 직전까지 역임했다.
앞서 그는 현재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밑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1970년대 팔레비 왕정 반대 시위에 참여한 바 있다.
특히 지난 1988년 이란-이라크 전쟁이 끝난 뒤에는 당시 최고지도자였던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의 지명을 받아 반체제 인사 숙청을 이끌기도 했다. 라이시는 이란 정가에서 현재 유력한 차기 최고지도자 후보로 꼽히는 인물이기도 하다.
당선 확정 후 라이시는 취재진에게 "현 정부의 경험을 활용해 국가의 문제들을 푸는 데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며 특히 민생 문제를 챙기겠다"고 말했다.
이란은 현재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을 놓고 미국 등 서방국과 줄다리기 협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강경 보수 성향의 새 대통령 당선으로 대외정책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보수 성향 의원들이 현재 이란 의회를 장악한 상황에 더해 행정부 수반까지 강경파 인물로 선출되면서 향후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중동 지역 최대 적성국 이스라엘과, 예멘 내전의 대리 상대인 사우디아라비아 간 대립도 격화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이스라엘은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당선인이 핵무기 개발에 전념할 것이라며 경계의 뜻을 나타냈다.
야이르 라피드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19일 트위터에 "'테헤란의 도살자'로 알려진 이란의 새 대통령은 이란인 수천 명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며 "그는 이란 정권의 핵 야욕과 글로벌 테러에 전념할 것"이라고 논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