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소속 한 중진의원은 19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야권 1위 대선주자인 윤 전 총장이 혹시라도 낙마할 경우 대안이 없다는 주변의 권유에 최 원장이 대선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앞서 지난 18일에는 국회 법사위 회의에서 열린민주당 최강욱 의원이 대선 출마 여부를 묻자 "제 생각을 정리해서 조만간 (밝히겠다)"고 답했다. 감사원장 임기가 내년 1월 초까지인 점을 감안하면 다음달 중순까진 결단이 필요하다.
최 원장은 탈원전 정책 과정에서 발생한 원전 경제성 평가 등을 두고 현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며 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관련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두고 정부‧여당과 다른 의견을 제시하는 등 사이가 멀어지면서 야권 대선후보로 급부상한 것이다.
최 원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강명훈 변호사는 "최 원장의 대선 캠프가 차려지면 당연히 합류할 것"이라며 "'나라를 위해선 너처럼 반듯한 사람이 지도자가 되면 좋겠다'고 친구로서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원장의 본격적인 등판 소식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갈팡질팡 가운데 시작됐다는 것이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공교롭게도 최 원장이 대선 도전을 언급한 18일 윤 전 검찰총장은 국민의힘 입당 문제에 대해 하루에만 몇번씩 메시지를 수정했다.
이달 말 대선 도전 선언을 예고한 윤 전 검찰총장 측 이동훈 대변인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향후 국민의힘 입당에 무게를 뒀지만, 약 2시간 뒤 기자들에게 별도 공지를 통해 "입당 여부는 민심 투어 이후 판단할 문제"라고 말을 바꿨다. 여진이 가라앉지 않자 결국에는 윤 전 총장이 언론사 몇 곳과 통화해 "당분간 경청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며 직접 목소리를 내야 했다.
당내 한 초선의원은 "윤 전 총장은 가족들 의혹에 대한 리스크가 좀 있는데, 최 원장의 경우엔 미담이 가득하다는 소문이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초선의원은 "인품이나 자질 면에서 최재형 원장을 두고 '이회창 총재'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은데, 아직은 국민들 인지도가 워낙 낮다"며 "그럼에도 본인이 나라 걱정을 많이 해서, 윤 전 총장이 흔들리기 시작하면 자기라도 역할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조국 사태'로 계기로 현 정권과 갈라선 윤 전 총장에 이어 '탈원전 정책'에 대립각을 세운 최 원장까지 사실상 야권 대선 열차에 탑승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민의힘 내에선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야당 입장에선 여론의 주목을 받을 수 있는 아주 좋은 흥행 카드(국민의힘 한 초선의원)"가 생긴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