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CBS는 성서유니온 연재중단 사태를 돌아보며 한국교회가 건강한 해석 공동체로 나아가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기획보도, 오늘은 마지막 순서로 '우리 삶의 정황과 상호 작용하는 성경 해석의 중요성'을 살펴봅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기자]
김재수 교수의 견해에 대해 보수적 입장에서는 성경의 본래 의미와 맞지 않다며 '틀린' 해석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동시에 김재수 교수가 제안한,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이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할 유의미한 질문들은 그 공격 속에 묻혀버리고 말았습니다.
이런 사태 속에서 성서학자들은 바람직한 성경 해석이란 본문에 대한 객관적 이해를 넘어 성경이 오늘날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지를 찾아내는 작업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성경은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를 향해 말씀하고 계신 하나님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정성국 교수 /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하나님이 우리를 보내신 이 콘텍스트(시대적 상황)안에서 성경을 읽고 고민을 해야 하는 거죠. 그 콘텍스트에서 출발해서 그 관점에서 읽었을 때 읽힐 수 있는 메시지가 있거든요. 그건 성경에 없는걸 억지로 덮어 씌우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있었는데 우리가 보지 못했던 것을 새로운 관점을 가지고 들어가니깐 보게 되는 것이거든요."
바람직한 성경해석을 위해선 우리의 성경 해석은 상대적이고 개별적이라는 한계를 인정하고, 다양한 신앙 전통과 신앙 공동체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습니다.
동시에, 무분별한 자의적 해석을 경계하기 위해, 성경 전체의 맥락과 이야기를 파악하고 그 뼈대 안에서 본문을 읽어 나가야 한다는 방향성이 제시됐습니다.
[이민규 교수 / 한국성서대학교]
"아무리 역사적인 방식을 취하고 객관성을 취한다 할지라도 우리는 내가 가지고 있는 전제와 내가 경험한 것들에 의해서 텍스트를 읽을 수밖에 없어요.
결국은 활용이 중요하잖아요. 우리는 그 균형을 잡고 조화를 추구할뿐더러, 그것이 우리에게 얼마나 성경의 전체적인 맥락에서 유익한가, 성경의 전체적인 정신을 (봐야 합니다.)"
성서학자들은 본문과 시대 상황이 상호 작용하는 성경 해석은 막연하고 추상적으로 느껴지는 성경의 메시지를 우리 삶 속에 구체화 시켜준다고 말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의 신앙이 삶으로 드러나는 역동적인 신앙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정성국 교수 /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죄, 구원이라는 성경의 개념들은 아주 추상적으로 들리지만 우리 콘텍스트(상황) 안에서는 아주 구체적인 모습으로 드러나잖아요. 우리 콘텍스트 안에서 그 죄가 어떻게 드러나는지, 한국사회 안에선 어떤 우상으로 나타나는지 분별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죠. 한국사회 우상으로부터 건짐 받는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보여줄 수 있는 공동체가 교회가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또, 지금까지 한국교회의 성경교육이 일방적인 설교자 중심이었기 때문에 교인들이 스스로 말씀을 사유하고 삶에 적용시키는 힘을 기를 수 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교인들이 스스로 성경에 대해 질문하고 토론하는 문화를 만들어 가야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민규 교수 / 한국성서대학교]
"제발 성경을 좀 많이 읽자. 그리고 성경을 읽으면서 계속 질문하는 힘을 키우자. 안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치밀하게 들어가 보면 성경의 내용 자체도 잘 모르는 경우가 있어요. 주입식 공부보다는 사유하는 공부가 필요하다. 토론식 공부가 필요하다..."
성경 해석에 대한 이견과 충돌을 통합하고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포용력과 함께 성경을 우리 삶 속에서 유의미 하게 적용할 수 있는 해석학적 안목과 훈련이 한국교회에 요구 되고 있습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영상기자 이정우 정용현]
[영상편집 이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