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측을 대리하는 김정환 변호사는 18일 오후 이들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하러 들어가는 길에 취재진과 만나 "수사 진행을 기다렸는데 믿을 만한 이야기가 전혀 나오지 않고 있으며 특별한 고발 조치가 아직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 수사를 못 할 우려가 있어 고소하게 됐다"고 말했다.
20전투비행단 정보통신대대장은 숨진 A중사의 직속상관이다. 유족 측은 그가 A중사의 2차 피해 사실을 알고도 징계권을 행사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그를 직무유기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고소했다.
이갑숙 양성평등센터장은 3월 2일 사건이 발생하고 3일 뒤 사건을 알게 됐지만, 이를 한 달이 지난 4월 6일에야 국방부 양성평등정책과에 보고했다. 그나마도 상세한 내용 없는 '월간현황보고' 형식이었다.
김정환 변호사는 "보고 의무가 있고 피해자는 적절한 조력을 받아야 하는데 상부에 보고해야 하는 의무를 지키지 않아 이 사건 관련 2차 가해 등이 축소 보고됐다"며 "단순히 태만을 넘어서는 부분이 있어 보여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유족은 A중사의 상담을 맡았던 성고충상담관도 같은 혐의로 고소했지만, 민간인이기 때문에 고소장은 다른 수사기관에 별도로 제출할 예정이다. 김 변호사는 이날 오후 3시부터 열리고 있는 군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에 참석해 유족의 입장 등을 전달하기로 했다.
한편 그는 공군본부 전익수 법무실장(준장)이 자신의 내사 건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로 이첩해 달라고 요청한 데 대해서는 "유족에게는 군 검찰의 수사를 믿으라고 하면서 본인이 수사 대상자가 되자 이첩을 요청한다면 이율배반적"이라며 "유족이나 변호인 입장에서는 황당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그는 "전 실장은 내사 단계에서의 압수수색이 잘못됐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적법한 절차에 따라 압수했는데 이를 문제시하면서 (공수처로) 이첩해달라고 한다면 유족 입장에선 그 압수(한 물품)에 뭔가 있지 않나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공수처에서 수사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유족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그러자 전 실장은 자신이 장성급 장교이기 때문에 공수처법에 따라 자신의 내사 사건은 공수처가 맡아야 한다며 지난 17일 국방부 검찰단에 이같은 요청을 해 왔다.
그는 "형사소송법을 개정할 때 압수수색영장은 정식으로 형사입건한 피의자에게 청구해야 한다는 취지로 개정했다"며 "(군인이 적용받는) 군사법원법에는 해당 사항이 없다고 해도 피내사자를 압수수색하는 것은 그러한 취지를 어긴 것이며 편법"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