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제109차 국제노동기구(ILO) 총회 메인 행사에서 비대면 화상으로 참석,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1991년 ILO 가입 이후 한국 대통령이 ILO 총회에 참여한 것은 30년 만에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우선 "경기에 후행하는 고용의 특성을 생각하면 노동시장의 어려움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이어질지 모른다"며 "ILO와 함께 모든 나라가 일자리를 지키며 사람 중심의 회복을 추구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위기 극복 뿐 아니라 더 나은 일자리를 만들고, 이에 맞춰 노동자들의 직업을 전환시켜주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판 뉴딜 계획을 언급하며 "사회 구성원 모두가 더 나은 일자리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공정한 전환을 이루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프트웨어·인공지능·녹색기술 분야 핵심인재를 양성해 신산업의 성장을 뒷받침하고, 직업훈련체계를 개편하고 취업지원 서비스를 강화하여 노동자들이 새로운 일자리로 원활히 이동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또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플랫폼 노동 등 새로운 형태의 고용 관계가 확산되고 있다"며 "노동자와 사용주의 구분을 전제로 한 기존의 노동 보호 체계를 보완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상황으로 주목받은 '필수 노동자'의 처우와 관련해 "세계 각국은
필수 노동자의 처우 개선이 결국에는 공동체의 이익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지만, 충분한 처우 개선에는 아직 거리가 멀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사람 중심 회복’의 시작은 우리 주변에서 마주치는 노동의 가치를 정당하게 평가하고 일자리의 양과 질을 높이기 위해 힘을 모으는 것"이라며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고 더 나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사람을 중심에 놓고 연대와 협력, 나눔과 포용의 길로 함께 나아가자"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8시부터 90분 동안 화상으로 진행되는 제109차 ILO 총회 '일의 세계 정상회담(World of Wok Summit)' 세션에 참가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에 이어 두 번째로 기조 연설자로 나섰다.
문 대통령의 기조 연설이 예정된 정상회담 세션은 결의안 채택에 앞서 전 세계 국가 정상들의 의견을 듣고 결의안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차원에서 마련됐다. 문 대통령은 아시아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아메리카를 대표해 연설을 한다. 아프리카를 대표해서는 펠릭스 치세케디 콩고 대통령이, 유럽 대표로는 안토니우 코스타 포르투갈 총리가 연설자로 나섰다.
한편, 이번 ILO 총회는 지난 3일부터 오는 19일까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사람 중심 회복'을 주제로 진행된다. 코로나19 여파로 2년 만에 전면 화상으로 개최됐다. 총 189개 회원국 정부 및 노·사 단체 대표가 참여한다. 총회에서는 '코로나19로부터의 인간중심적 회복을 위한 정책 지침 및 전 세계적 행동 요청 결의안을 채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