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정치와 차별화' 공들이는 尹…"여야 협공 대응 안 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 이한형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여야의 협공에는 대응하지 않겠다"며 여의도 정치에 선을 긋고 나섰다. 정치 참여를 공식 선언하기 전까지 자신이 기존 정치와는 차별화된, '국민의 요구'로 나선 대선후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는 모습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대변인 이동훈. 연합뉴스
이동훈 윤 전 총장 대변인은 17일 기자들에게 '윤 전 총장의 발언'을 전했다. 아직 공식적으로 정치 참여조차 선언하지 않은 상태지만, 윤 전 총장 측은 대변인을 세우고 그를 통해 언론에 발언을 전달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국민 통합해서 국가적 과제 해결할 수 있는 큰 정치만 생각하겠다. 내 갈 길만 가겠다. 내 할 일만 하겠다. 여야의 협공에는 일절 대응하지 않겠다. 국민이 가리키는 대로 큰 정치를 하겠다"고 한다.

자신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검증 요구와 국민의힘의 입당 요구는 작은 정치에 불과하므로 윤 전 총장 자신이 국민을 통합해 국가적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큰 정치'를 하겠다는 것이다. 윤 전 총장 측은 최근 들어 계속해서 여의도 정치와 차별화를 강조하고 있다. 국민의힘 입당을 미루고 '제3지대'의 가능성을 시사하는 듯한 자세를 취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윤 전 검찰총장 자신의 정치 참여를 '국민 소환'이라고 개념화한 이유다.

이를 위해 이동훈 대변인은 최근 여러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정권교체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하면서 국민 여론이 가리키는 방향대로 가야 한다고 본다", "스스로 정치를 하고 싶어서 나온 게 아니라 국민의 부름, 기대, 여망에 응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있다고 한다", "탈진보, 문재인 정부에 실망한 탈진보세대까지 갖고 가야 한다는 생각은 분명히 갖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17일 오후 하태경 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 하태경 페이스북 캡처
한편 윤 전 총장 측 움직임에 국민의힘은 일단 입당 촉구 목소리를 조절하는 분위기다. 8월 말 입당 필요성을 주장해 왔던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잠재적인 우리 당, 야권의 대선주자가 될 수 있는 분들과 이견이 자주 노출되는 건 피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대선 출마를 발표해 사실상 윤 전 검찰총장과 경쟁자이기도 한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에 "윤 전 총장 덕분에 정권교체가 가능하다는 확신이 생겼기 때문에 저는 항상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며 "우리 당은 윤 전 총장이 보수에 선물해준 역사적 공헌을 잊으면 안 된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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