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지만 차이코프스키만큼 환상적인 작품을 쓴 작곡가가 또 있을까 싶습니다. 그의 작품에는 딱히 ''환상''이란 제목으로 널리 알려진 것은 없습니다.
교향곡 1번의 부제가 ''겨울날의 환상''이고 ''로미오와 줄리엣'' ''템페스트'' ''햄릿'' 같은 환상 서곡도 있지만요. 그러나 환상이란 제목이 붙어 있지 않더라도 그의 작품 전반에는 ''환상''이 드리워져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작품이 발레 음악이지요. ''백조의 호수''와 ''잠자는 숲 속의 미녀'' ''호두까기 인형'' 등 이른바 3대 발레 음악에서 우리는 차이코프스키만의 환상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는 오페라에서 독립된, 순수한 의미에서의 발레 음악을 처음으로 작곡한 사람입니다. 이전까지 발레는 오페라 공연 막간에 볼거리를 제공하려고 삽입하는 정도였습니다. 그저 눈요깃감이었다고 할까요?
차이코프스키는 무용수를 위한 반주에 그쳤던 발레 음악을 무대종합예술로 끌어올렸습니다. 상류사회의 심심풀이 눈요깃감이었던 발레를 예술로 격상시킨 것이지요. 하나의 줄거리가 있는 발레 음악으로 발전시켰으며 춤과 연극적인 요소를 환상적으로 융화시켰습니다.
그래서 그는 낭만주의 정신을 발레 음악으로 실현한 작곡가로 평가됩니다. 또한 러시아 고전 발레의 전형을 세운 작곡가이기도 하지요.
차이코프스키가 춤을 잘 추었다는 얘기는 전해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남달랐던 것 같습니다.
그는 발레 음악뿐만 아니라 여러 작품에 춤곡을 넣었습니다. 그가 쓴 최초의 작품은 ''왈츠''였습니다. 진지하고 심각한 분위기의 교향곡에도 그는 왈츠를 넣었습니다.
차이코프스키에게 춤곡은 현실에서 도피해 꿈속에 빠져들기 위한 것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출처 ㅣ 금난새의 내가 사랑한 교향곡(생각의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