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당명개정' 카드에 합당 난항…빅텐트엔 홍준표 먼저

"새 당명 처음 들어" VS "입장 바꿔 생각해봐라"
안철수 대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입당 시점 볼 듯

안철수 대표가 16일 국회 국민의당 대표 회의실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접견 후 환담을 갖고 있다. 윤창원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6일 신속한 합당을 약속했지만 수면 아래 수많은 이견을 남긴 채 당을 합친다는 원칙만 확인했다. 합당 논의가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무소속 홍준표 의원이 국민의힘 빅텐트에 가장 먼저 입성할 것으로 보인다.

◇'당명 변경' 카드 꺼내든 국민의당, 난색하는 국민의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16일 국회 국민의당대표 회의실에서에서 안철수 대표를 예방 후 기념촬영을 갖고 있다. 윤창원 기자

이 대표는 이날 국회 본청 국민의당 대표실을 찾아 안 대표를 만난 뒤 "(안 대표와) 지도자 자격으로 각 당이 합당을 추진하겠다는 의지에 변함이 없음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안 대표도 "국민의 바람을 제대로 담아서 제1야당, 그리고 더 넓은 범야권이 혁신하고 정권교체라는 결과를 보여줄 책임이 주어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곧장 '당명'을 주제로 한 기싸움이 시작됐다. 이날 국민의당 권은희 원내대표가 YTN라디오에서 "합당 정당은 새로운 당명을 달아야 한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이 대표는 "주호영·안철수 협상안에는 권 원내대표의 내용(제안)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안 대표는 "권 원내대표가 당원과 지지자의 생각을 전달한 것으로 본다"며 "입장을 바꿔 생각하면 당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3석 국민의당과의 합당 논의에서 주도권을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4·7 재·보궐 승리와 최근 전당대회 효과로 정당 지지율이 치솟으면서 이러한 목소리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반면 국민의당과 야권 대권주자 중 한 명인 안 대표 입장에선 흡수 통합되는 모양새를 용납할 수 없다. 국민의힘이 사무총장 인선을 마무리하는 대로 실무협상단을 가동할 계획이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이달 안에 나오지 않을 전망이다.

국민의힘 쪽은 갑자기 나온 '당명 교체' 카드에 굉장히 격앙된 모습이다. 당 관계자는 "안철수 대표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같은 비중으로 국민의힘에 들어오기 위해 시간 끌기를 하는 것 아니겠냐"며 "국민의힘이 받기 어려운 걸 조건으로 걸고, 원하는 시점과 유리한 조건을 설정하고 나서야 당명 교체 카드를 내려놓고 빅텐트에 참여한다는 계획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빅텐트에는 홍준표 의원이 가장 먼저 들어올 듯

윤창원 기자

양당의 합당이 난항을 예고하면서 국민의힘이 꾸리는 빅텐트에는 무소속 홍준표 의원이 가장 먼저 입성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써는 빅텐트에서 가장 지분이 클 것으로 보이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 역시, 공식적으로는 국민의힘 입당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다.

홍 의원의 국민의힘 입성에 대해 내부적으로는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전당대회 전까지만 해도 홍 의원의 입당 시기를 조율해야 한다는 의견이 꽤 있었지만, 이준석 신임 당대표 체제 이후 당의 외연이 확대되는 모양새가 본격화되면서 이런 의견은 많이 수그러들었다. 지난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홍 의원의 복당 시기를 조율해야 한다는 의견 자체가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한 최고위원은 CBS노컷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홍 의원 복당 절차가 최고위 의결만 남겨 놓은 상황에서, 홍 의원의 복당을 다른 후보의 입당, 합당과 엮어 막을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최고위는 이르면 다음 주 홍 의원 복당을 의결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