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마포 오피스텔 '나체 감금살인' 막을 기회 놓쳤다

피해자 가족, 지난해 11월 상해죄 고소…영등포서 수사
올 4월 말 실종신고도…"이번 살인 범행동기 관련성 높아"

서부지법 들어서는 연남동 오피스텔 사망 사건 피의자. 연합뉴스
서울 한 오피스텔에 함께 살던 친구를 감금하고 가혹행위 끝에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초반 남성 2명이 피해자에 대한 상해 혐의로 이미 경찰 수사를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지난달 이들에게 혐의가 없다고 보고 불송치했는데, 결과적으로 관련 신고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16일 "사건 수사과정에서 지난 4월 30일 변사자의 가족이 대구 달성경찰서에 실종신고를 했던 사실과 지난해 11월 피해자의 가족이 피해자를 대리해 본 사건 피의자들을 대구 달성서에 상해죄로 고소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피해자 A씨 가족이 피의자 안모(20)씨와 김모(20)씨를 상해 혐의로 고소한 사건은 서울 영등포경찰서로 이첩됐지만, 경찰은 지난달 27일 이들을 '불송치' 결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실종 및 고소사건이 이번 살인의 범행동기와 관련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라며 "더불어 이미 종결한 사건 처리과정도 확인 중에 있다"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13일 새벽 6시경 서울 마포구 연남동 소재 오피스텔에서 나체 상태로 숨져있는 A씨를 발견했다. 신고자는 A씨의 '친구'라고 주장한 피의자 안씨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와 해당 오피스텔에 함께 거주 중이던 안씨와 김씨에게 범죄 혐의점이 있다고 보고 이들을 중감금치사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하지만 A씨가 영양실조에 34kg 정도의 저체중 상태인 데다 몸에 폭행 흔적까지 남아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경찰은 살인죄로 혐의를 변경해 두 사람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울서부지법은 전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이후 "증거인멸과 도주우려가 있다"며 안씨와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들은 영장심사에서 A씨를 결박하고 감금한 사실, 가혹행위 일부에 대해선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씨 측 변호인은 "살인을 모의했다는 것과 가혹행위를 해 (의도치 않게)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것은 다른 문제"라며 범행의 사전공모 또는 고의성을 부인했다.

A씨는 평소 일상생활이 약간 불편할 정도의 장애가 있었고, 세 사람 모두 대구에서 상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두 사람과 돈 문제로 인해 함께 살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안씨 등은 A씨의 장애 사실을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를 감금하게 된 경위에 대해선 안씨와 김씨 측의 진술이 다소 엇갈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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