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는 16일 오전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2020 도쿄올림픽에 출전할 24명의 야구 국가대표 최종 명단을 발표했다.
KIA의 좌완 유망주 이의리가 신인 가운데 유일하게 대표팀에 포함됐고 베테랑 추신수(SSG), 오승환(삼성)은 제외됐다. 강재민(한화)을 비롯해 국가대표 합류 여부로 관심을 모았던 다수의 선수들도 포함되지 않았다.
김경문 감독은 대표팀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죄송하다"는 말을 자주 했다. 선발되지 못한 선수들을 향해 미안한 마음을 전한 것이다. 김경문 감독은 취재진과 질의 응답을 통해 대표팀 선발 기준을 상세하게 밝혔다.
◇ 김경문 대표팀 감독과 일문일답.
-인사말
"벌써 13년이 지났나 생각이 든다. 도쿄올림픽에 13년 만에 다시 야구가 들어가게 됐는데 사실 기쁘기도 하지만 조금 아쉽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렵게 올림픽에 야구가 들어간 만큼 선수들과 우리 스태프가 최선을 다해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목표를 이루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추신수와 오승환이 빠졌다. 세대교체를 위해서?
"대회를 같이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나도 많이 아쉽다. 추신수는 팔꿈치가 안 좋았다. 최종적으로 물어보고 결정했다. 포지션도 강백호와 같이 지명타자로 겹친다. 그래서 빠지게 됐다. 오승환은 13년 전 올림픽 같이 했고 이번에도 같이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는데 고우석이 요즘 좋다고 보고 결정하게 됐다"
-과거에 오지환과 박해민 안 뽑겠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나
"인터뷰는 안 했다. 개인적으로 선수 거론은 잘 안 하는 편이다. 사석에서 저의 작은 의견을 얘기했는데 그게 기사로 나온 것 같다"
-오지환을 뽑은 이유는?
"가장 수비를 잘하지 않나. 투수들의 경험이 많이 부족한데 내야 수비가 좀 더 건실해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타율은 낮지만 수비를 제일 잘한다고 보고 있다. 스태프가 점수를 많이 준 것 같다"
-가장 중점적으로 둔 선발 기준은? 그리고 이의리를 뽑은 배경은?
"선발 기준은 일단 성적이다. 두 번째는 대표팀에 맞는 균형을 생각했다. 그렇게 뽑게 됐다. 이의리는 이번 대회에서 어느 정도 할지 모르겠지만, 차세대 대한민국 좌완 에이스가 돼야 하지 않을까. 이번 올림픽에서도 잘해줄 거라 생각하고 뽑았다"
-나성범이 뽑히지 않았다. 야수 운영 방안은?
"최주환은 주요 장면 대타를 생각하고 있다. 나성범에 대해서는 이야기가 많은데, 강백호가 지명타자로 시작할 것이다. 경기를 하면서 내용에 따라서 외야를 준비할 수 있다. 외야는 그 정도면 된다고 생각했고 급하게 되면 김혜성도 준비를 시킬까 생각하고 있다"
-투수 보직은 결정됐나
"지금은 조금 빠른 것 같고 7월에 소집을 해서 연습을 하고 난 다음 3경기 정도 잡혀 있는데 거기서 아마 최종적으로 결정할 것 같다. 지금 말하기는 빠른 것 같다"
-차우찬을 뽑은 배경은?
"마음 같아서는 좌완을 3명 정도 뽑고 싶었다. 구창모가 빠진 게 감독으로서 마음이 아프다. 구창모가 들어오고 차우찬, 이의리 이렇게 3명 정도 생각하고 있었는데 구창모가 생각보다 복귀 날짜가 많이 늦어졌다.
-투수의 전반적인 선발 기준은?
"소형준은 작년 같았으면 무조건 뽑았어야 하는 선수다. 그러나 올해는 전반적으로 컨디션이, 작년 공과는 달랐다, 그래서 못 뽑게 됐다. 죄송하다. 선수들의 커리어도 고려했지만 투수는 그때그때 바뀌니까. 소형준의 작년 볼은 대표팀 선발로 충분히 자리매김해도 된다, 올해 초반은 그렇지 않았다. 스태프가 내린 결론이었다"
-사이드암 투수의 활용 방안은?
"사이드암 투수를 많이 뽑은 이유는 자기 역할을 꾸준하게 잘했기 때문이다. 이닝 이터 역할도 해주고 기복없이 꾸준히 잘해서 점수가 높았다. 보직은 연습을 하면서 결정할 것이다"
-최정과 강재민이 빠졌다.
"최정은 직접 만나봤다. 우리 투수들이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에 내야수에서 좀 더 수비가 건실해야 하지 않나 생각했다. 최정이 물론 수비 잘 한다. 그래도 그런 쪽을 생각했다. 강재민은 어제 보니까 무척 잘 던지더라. 이번 대회가 최대 8경기까지 할 수 있는 일정이다. 투수들이 좀 더 긴 이닝을 던져주면 좋겠지만 2008년처럼 던져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짧게 짧게 잘라 막으면서 경기를 운영할까 생각하고 있다"
-가장 고민한 부분은?
"좌완 투수와 선발이었다. 한국 야구가 이번 올림픽만이 아니고 내년에도 아시안게임이 있고 국제 대회가 계속 있는데 선발들이 약하다. 불펜만으로 국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는 어렵다. 한국 야구도 빨리 굵직한 선발이 생겨나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 아마추어 선수는 선발하지 않았다.
"아쉽다. 한 명이라도 뽑을 수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뽑지 못해서 죄송하다.
-각오는?
"이번 올림픽은 만만하지 않지만, 한국 야구의 자존심도 걸려 있고 코로나 때문에 많이 힘드신 국민들에게도 자존심이 걸린 대회가 아닌가 생각한다. 선수들이 힘내고 마음 모아서 국민들에게 힘이 되고 활력이 되는 경기를 하면 좋겠다"
-좌완 투수와 우타자가 많지 않다
"많이 뽑고 싶었는데 이승현과 김진욱 등은 1-2년 더 경험을 쌓으면 앞으로 국가대표에 충분히 뽑힐 수 있는 기량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대회에 뽑히지 않았더라도 지금 기회를 통해 젊은 선수들이 실망을 안 했으면 좋겠다. 우타자를 발굴하는 것도 한국 야구의 숙제가 아닌가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