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이날 오전 10시쯤부터 서울 용산 현대산업개발 본사에 수사관 십여 명을 보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고와 관련 어제 광주시청 및 동구청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이어, 오늘 현대산업개발 본사 건설본부 사무실 등에 압수수색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전문 수사관을 지원받아 집행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수사역량을 집중해 속도감있게 수사를 진행하는 등 사고원인을 규명하고, 책임자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수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산업개발은 이번 참사의 원인이 된 학동 4구역 주택재개발 사업의 시공사다.
붕괴 사고가 난 일반건축물 해체 공사와 관련, 현대산업개발은 한솔기업에 공사를 맡겼고 한솔 측은 광주지역 업체인 백솔건설 측에 재하도급 형태로 공사를 맡긴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현대산업개발 측은 '재하도급은 없었다'고 해명했으나, 사실과 다른 점이 확인되면서 경찰은 계약 관련 불법성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현대산업개발 현장 관계자, 철거업체 관계자, 감리회사 관계자 등 14명을 피의자로 입건한 상태다. 굴착기 기사와 현장 공사 책임자 등 2명에 대해선 업무상 과실 치사상 등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는 오는 17일 오전 11시 광주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재개발사업에 깊이 관여해 입건된 문흥식 전 5·18 구속부상자회장의 경우 지난 13일 미국행 비행기를 타고 해외로 도피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한편 이번 사고는 지난 9일 오후 4시 22분쯤 광주 동구 학동 4구역 재개발 사업지의 버스 정류장에서 발생했다.
철거공사 중이던 지상 5층짜리 건물이 통째로 무너지면서 바로 앞 정류장에 정차한 시내버스 1대가 매몰됐으며, 버스 안에 갇힌 17명 가운데 9명이 숨지고 8명은 중상을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