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CBS노컷뉴스가 단독 입수한 공소장에 따르면 조 시장은 2019년 2월 12일 A씨에게 "내가 맞는 자리를 하나 주지"라며 남양주시 또는 유관기관에 채용할 것을 약속했다.
조 시장은 9일 뒤 남양주시 B 감사관에게 A씨의 약력 등이 기재된 소개서를 건네주며 남양주도시공사 감사실장으로 채용하라는 취지로 지시했다.
또 3월 28일 A씨에게 "공사 감사실장으로 일단 가 있어, 때가 되면 부를게"라며 공사 감사실장으로 부임해 있으라는 취지로 말했다.
조 시장은 다음 달 당시 C 비서실장과 비서관에게 A씨에 대한 채용절차가 신속히 진행되도록 조치할 것을 지시했다.
조 시장은 5월 초순쯤 채용시험의 면접위원으로 포함된 공사의 비상근이사인 E씨에게 전화를 걸어 "이번에 공사 감사실장을 A씨로 하려고 하는데 잘 부탁해"라며 채용되도록 높은 점수를 부여해 달라는 취지로 청탁했다.
◇검찰 "피고인들 순차 공모해…'들러리' 응시자 요구도"
B 감사관은 조 시장의 지시에 따라 2월 22일 A씨를 만나 이력을 확인한 후 다음 달 28일 조 시장의 채용지시를 전달하면서 채용일정과 구비서류를 안내했다.
또 4월 8일 남양주도시공사 D 본부장에게 A씨를 공사 감사실장 내정자로 소개하면서 만남을 주선했다.
A씨는 조 시장의 지시 및 B 감사관의 안내에 따라 4월 23일 공사 감사실장 채용시험에 응시원서를 제출했다.
C 비서실장은 이틀 뒤 조 시장의 지시에 따라 응시자 현황을 알아보던 중 "동료 누구 아는 분 있으면 같이 신청을 좀 하게 해서 두 사람 이상 되게 해야 하거든요, 그래야 자연스럽게 빨리 임용을 할 수 있거든요"라며 A씨에게 일명 '들러리' 응시자를 내세우라는 취지로 요구했다.
D 본부장은 4월 말쯤 인사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채용시험의 면접위원 3명을 선정하면서 B 감사관을 포함시켰다. 이에 B 감사관과 E 씨는 다음 달 8일 면접위원으로 참여해 A씨에게 다른 응시자보다 높은 점수를 부여해 최고점수를 받게 했다.
이틀 뒤 D 본부장은 인사위원회 위원장으로서 A씨를 최종 합격자로 선정했다.
순차 공모한 이들이 채용 과정의 공정성을 심사하는 공사 인사위원회가 직원의 채용에 관한 사항을 심의·의결하지 못하게 하고, 사장과 전결권자인 개발사업본부장이 최종합격 대상자 보고 문서를 그대로 승인 및 결재하게 했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CBS노컷뉴스 연속 보도 후 경기도 감사에서 기소까지
의정부지검 형사6부(김성동 부장검사)는 지난 4일 업무방해 혐의로 조 시장과 공사 전 감사실장인 A 씨, B 감사관, 전 비서실장인 C 국장, 남양주도시공사 D 본부장 등 5명을 불구속기소 했다.
조 시장은 "감사실장을 공모했고 자격 요건 중 변호사가 있었는데 급여 기준 등 현실적 문제로 변호사 채용이 무척 어렵다"라며 "마침 시민 리포터로 활동하던 변호사에게 응모를 안내했으나, 채용 과정은 정당하고 공정했다"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앞서 남양주도시공사 감사실장 채용 비리는 A씨가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양심 고백을 한 뒤 지난해 6월 23일부터 녹취록들을 입수한 CBS노컷뉴스의 연속 보도로 드러났다.
(관련 기사: CBS노컷뉴스 6월 23일자 [단독]남양주시 간부들, 3급 '채용비리'…녹취록 확보), (관련 기사: CBS노컷뉴스 6월 25일자 [단독]조광한 남양주시장, 3급 '채용비리' 의혹…추가 녹취록),(관련 기사: CBS노컷뉴스 6월 29일자 [단독]'남양주 채용비리' 내정 녹취록…없던 자리도 만들어)
경기도 감사실은 곧바로 특별감사에 착수해 지난해 7월 3일 도지사 명의로 경기북부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기북부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같은 해 11월 23일 조 시장 등 7명을 입건해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의정부지검에 송치했다.
조 시장 등 5명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은 다음 달 23일 오후 3시 의정부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한편, 조 시장은 지난해 4·15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와 관련해 당내 경선에 출마하려는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후보의 낙선과 특정 후보의 당선을 위해 비서관을 이용해 권리당원을 모집하고 특정 후보의 지지를 호소한 혐의(지방공무원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로 불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