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과다투여·접종 후 사망…"매뉴얼 강화·심층 역학조사"

전북 부안서 얀센 백신 5인 분량 1병씩 5명에 투여
기존 주사기로 분량 나누지 않고 통째로 접종
과다 투여 일부 접종자, 퇴원 조치
해당 의원 민간위탁의료기관 지정 해제
익산에선 50대 남성, AZ 접종 후 다음 날 숨져

백신 접종. 황진환 기자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전북에서 의료진의 매뉴얼 숙지 미숙에 따른 과다 투여와 함께 접종 이후 사망 사례가 나왔다.

방역당국은 민간위탁의료기관 등을 비롯해 접종 기관의 매뉴얼 숙지와 접종 때 확인 절차를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접종 후 사망과 백신과의 인과관계를 밝혀내기 위한 심층 역학조사에 들어간다.

전라북도에 따르면 부안군의 한 의원은 지난 10~11일 접종자 5명에게 얀센 백신을 과다 투여했다.

당시 이 의원은 1바이알(병)을 5명분으로 나눠 접종하지 않고, 1병을 각각 1명씩에게 모두 투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얀센 백신을 맞은 30대 5명은 전북대병원과 전주 예수병원에 입원했다.

이 중 1명은 고열 증세를 보였으나 나머지 4명은 별다른 이상 반응이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예수병원에 입원한 30대 접종자 2명은 퇴원했거나 퇴원을 앞두고 있다.

전북대병원에 입원한 접종자의 경우 이상 반응이 없고 양호한 건강상태를 보이고 있으나 병원 측에서 좀 더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최근 미국으로부터 공급된 얀센 백신은 화이자나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과 달리 일부 의료기관에선 기존에 쓰던 주사기로 접종하고 있다.


얀센 백신.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황진환 기자
이 경우 반드시 1인당 투여량인 0.5㎖씩 나눠야 하지만, 이 의원은 병에 든 3㎖를 기존 주사기에 통째로 담아 접종했다.

화이자나 AZ 등 백신 접종 때 쓰는 특수 주사기는 이보다 용량이 적어 이런 방식으로 투여할 수 없다.

하지만 기존 주사기는 한 번에 3~5㎖를 담을 수 있어 가능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전라북도는 해당 의원에 대해 백신 민간위탁의료기관 지정 해제 절차를 밟기로 했다.

전라북도 보건당국은 "백신은 항체 생성이 주목적으로 과용량을 투여해도 간독성 물질 생성 등 부작용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백신 접종 이후 사망 사례도 나왔다.

지난 10일 전북 익산의 한 병원에서 AZ 잔여 백신을 맞은 A(52)씨가 이튿날 오후 9시쯤 숨졌다.

A씨는 숨진 당일 아침에 팔이 약간 저리고 머리가 조금 아팠지만 병원에서 안내하는 정도의 증상이어서 정상 출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오후 2시쯤 열이 37.8도까지 오르면서 증세가 심해져 조퇴를 했고, 집에서 저녁식사를 한 뒤 잠이 들었다가 의식을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고지혈증 약을 복용하는 A씨는 평소 당뇨나 고혈압 등 기저질환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당국은 A씨의 사망과 백신 접종과의 인과 관계를 조사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오는 17일 3분기 백신 접종 계획을 발표할 예정인데, 50대 이상과 고3 수험생 등으로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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