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를 이끄는 류지현 감독은 13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BO 리그 두산 베어스와 잠실 라이벌전을 앞두고 기분이 좋아 보였다.
1군 복귀를 준비하는 선발투수 임찬규와 관련해 긍정적인 보고를 받았기 때문이다.
류지현 감독은 "임찬규가 퓨처스 리그에서 최고 구속 147km의 공을 던졌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봤다. 임찬규가 하도 (1군에) 못 올라가니까 보고서를 쓰는 사람이 조작을 했나?"라는 농담을 건네며 환하게 웃었다.
지난해 정규리그 10승을 달성한 임찬규는 LG의 주축 선발투수다. 직구 구속이 140km 초반대에 형성되는 투수다. 따라서 최근 보고 내용은 매우 고무적이다.
임찬규는 지난 4월 2군으로 내려가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준비를 다시 했고 1군 합류를 앞두고 있다.
류지현 감독은 "코칭스태프와 미팅을 했는데 임찬규는 이제 준비가 다 됐다고 판단했다"며 "아직 예정된 등판 날짜는 없다. 선발 로테이션에 따라 적절한 날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LG는 프로야구 10개 구단 가운데 팀 평균자책점 부문 1위(3.74)에 올라있다. 수아레즈와 켈리가 원투펀치로 활약하는 가운데 최근 베테랑 차우찬이 부상에서 복귀해 선발진이 이미 더 탄탄해졌다.
LG는 개막 전까지만 해도 선발진 무한 경쟁 체제를 예고해 많은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부상자가 많아 구상에 차질이 빚어졌다.
류지현 감독은 "초반에는 선발을 준비했던 6~7명 중 부상이 많이 나와 선발로 내보낼 선수가 부족했다. 롱릴리프가 투입되는 경기가 많았다"면서 "지금은 수적으로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LG 선발투수는 이날도 제 몫을 했다.
정찬헌은 5이닝 동안 4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LG는 두산을 2대0으로 꺾었다. 정찬헌은 선발승을 따내며 시즌 5승(2패)을 수확했다.
LG는 4회말 먼저 1점을 뽑았다. 1사 만루에서 홍창기가 몸 맞은 공으로 출루하면서 밀어내기 득점이 나왔다. 두산 선발 곽빈은 4회에만 몸 맞은 공 3개를 던지며 흔들렸다.
전반적으로 LG 공격은 답답했다. 잔루가 너무 많았다. 안타와 사사구를 많이 뽑아냈지만 점수와 잘 연결되지 않았다.
LG는 7회말 1사 1,2루에서 오지환의 1타점 2루타를 치면서 추가점을 올렸다. 결정적인 한방이었다.
LG를 지탱한 것은 마운드의 힘이었다.
LG는 6회부터 필승계투조를 과감하게 투입했다. 김대유가 6회초 호세 페르난데스와 김재환 등 좌타자들을 상대로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아냈고 정우영이 이어 등판해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후 김윤식과 이정용이 나란히 ⅔이닝 무실점으로 경기 중후반을 책임졌다.
마무리 고우석은 9회에 등판해 마지막 이닝을 깔끔하게 틀어막고 2점차 승리를 지키며 시즌 16호 세이브를 올렸다.
LG가 강력한 마운드의 저력을 발휘한 하루였다.
LG는 이날 정찬헌을 1군에 등록하면서 불펜투수 최성훈을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류지현 감독은 "못해서 내려간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최근 부상 위험이 있었던 유강남과 문보경이 출전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을 감안해 야수 대신 투수를 내려보내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LG에는 현재 '믿을맨'이 많다. 이제 임찬규까지 복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장기 레이스에서 강한 선발투수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치열한 상위권 경쟁을 펼치는 LG의 경쟁력도 더 나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