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왕, 수난의 날' 오승환 패전, 정우람 블론 세이브

삼성 마무리 투수 오승환. 삼성
프로야구 마무리 투수들이 호되게 당한 하루였다. 특히 통산 KBO 리그 최초로 300세이브를 달성한 오승환(삼성)과 2018년 구원왕 정우람(한화)이 나란히 고개를 떨궜다.

오승환은 1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NC와 홈 경기에 동점이던 9회초 등판해 1이닝 2피안타 2사사구 1실점했다. 팀이 4 대 5로 지면서 시즌 2패째를 안았다.

삼성은 이날 이원석과 호세 피렐라의 1점 홈런과 오재일의 투런포 등으로 4점을 뽑았다. 7회까지 4 대 2로 앞섰으나 믿었던 우규민, 오승환 등 필승조의 불장난으로 역전패를 안았다.


선발 최채흥이 5이닝 2실점 승리 요건을 마련했으나 불펜 난조로 1승 3패에 머물렀다. 피렐라는 전날까지 연이틀 홈런포를 터뜨리며 이 부문 단독 1위에 올랐으나 팀 패배로 빛을 잃었다.

삼성은 8회 우규민을 투입해 승기를 굳히려 했다. 우규민은 그러나 2사까지 잘 잡아놓고 흔들렸다. 대타 이원재에게 안타, 박민우에게 3루타를 맞고 1점 차로 쫓긴 뒤 이명기에게 동점타까지 허용했다.

오승환은 9회초 등판해 선두 타자 양의지에게 좌선상 2루타를 맞고 불안하게 출발했다. 박석민의 희생 번트로 맞은 1사 3루에서 오승환은 강진성을 볼넷으로 내보내 병살타를 노렸다. 그러나 노진혁에게 우선상 2루타를 맞고 결승점을 내줬다.

전날 공동 1위였던 삼성은 4위(31승 25패)로 떨어졌다. 삼성과 공동 1위였던 LG가 두산을 꺾고 단독 1위(32승 24패)로 올라섰다.

11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1 KBO리그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kt wiz의 경기. 9회말 2사 주자 없을 때 KT 심우준이 정우람에게 동점 홈런을 치고 기뻐하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한화 정우람에게도 악몽의 날이었다. 정우람은 kt와 수원 원정에서 5 대 4로 앞선 9회말 등판해 2사까지 잘 잡으며 세이브를 거두는 듯했다.

하지만 '야구는 9회말 투아웃부터'라는 격언이 괜히 생긴 게 아니었다. 정우람은 심우준에게 통한의 좌월 동점포를 내주며 아쉬움을 남겼다. 결국 한화는 연장 11회말 장성우에게 끝내기 안타를 내주며 씁쓸한 패배를 안았다.

SSG 마무리 서진용도 불안했다. 서진용은 키움과 홈 경기에 8 대 4로 다소 넉넉히 앞선 9회초 등판해 난조를 보였다.

서진용은 1사 뒤 대타 이정후에게 볼넷을 내준 데 이어 김혜성에게 안타를 맞아 불안감을 키웠다. 박동원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은 서진용은 2사 뒤 볼넷 2개로 밀어내기 실점했다. 이어진 2사 만루에서 서진용은 이지영을 삼진으로 잡고 간신히 승리를 지켰다.

SSG는 2연패에서 탈출하며 공동 2위로 올라섰다. 3연승을 달린 kt도 2위로 LG를 0.5경기 차로 추격했다.

오승환은 올 시즌 18세이브로 이 부문 1위를 달리며 통산 6번째 타이틀을 노린다. 그러나 이날 세이브를 추가한 LG 고우석에게 3개 차로 좁혀졌다. 평균자책점(ERA)은 오승환이 3.33으로 2.05의 고우석보다 1점 이상 높다.

2018년 세이브왕(35개) 정우람은 올 시즌 6세이브에 머물러 있다. 한화의 전력이 약해 좀처럼 세이브 기회가 오지 않고 있는 까닭. 이런 가운데 이날 첫 블론 세이브까지 하면서 7세이브가 무산됐다.

시즌 블론 세이브는 롯데 마무리 김원중과 KIA 필승조이 4개로 가장 많다. NC 마무리 원종현이 3개로 서진용 등과 함께 공동 3위다. 마무리 등 불펜 투수들이 힘든 시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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