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쏘아올린 '손목 위 주치의 전쟁'…삼성·애플 격돌, 페북 '가세'

애플은 디자인 바꾸고 삼성·화웨이 OS 변화
페이스북도 카메라 2개 탑재 '참전'
삼성, 구글 OS로 애플처럼 '갤럭시 생태계' 구축
'아이폰12 각진 디자인' 선두 굳히기
'스마트워치' 전망 '맑음'…애플 독주 하에 후발주자들 '치열'

'손목 위' 전쟁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구글OS(운영체제)를 품은 신형 갤럭시워치4를 내놓고, 페이스북도 스마트워치를 선보인다. 코로나19 이후로 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스마트워치가 '손목 위 주치의'로 떠오른 것이다. 애플이 독주하고 있는 스마트워치 시장 판도에 변화가 올 지 주목된다.

◇페북 스마트워치, SNS·헬스케어 특화…가격 400달러 예상

연합뉴스
13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내년 여름, 헬스케어 기능을 지닌 첫스마트워치를 내놓을 계획이다.

페이스북은 스마트워치 후발주자인 만큼, 차별화 요소로 2개의 탈부착 카메라와 심박수 측정 모니터를 내세웠다.

먼저, 페이스북은 스마트워치 카메라로 찍은 사진이나 동영상을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에 바로 게재할 수 있도록 했다.

스마트워치 카메라중 하나는 기본적인 기능인 영상통화 기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나머지 하나는 1080p 해상도와 자동초점 기능을 지원해 고출력 사진이나 동영상을 촬영하는데 쓰인다.

또 심박수 모니터 기능을 이용해 헬스케어 기기처럼 사용할 수도 있다. 페이스북은 미국 통신사와 손잡고 4G LTE 통신망에서 스마트워치를 사용할 수 있도록 공동연구를 하고 있다.


페이스북에 따르면 1세대 스마트워치를 개발하는데 10억달러를 투자했다. 가격은 400달러로 알려졌다.

◇삼성, OS 독립 대신 구글 품고 애플 '대항'…'갤럭시 생태계' 구축

갤럭시워치3.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오늘 가을 출시될 '갤럭시워치4'에 그간 고수해 온 타이젠OS를 포기하고 구글 안드로이드의 웨어OS를 탑재하기로 했다. 앞서 구글은 지난달 연례 개발자회의에서 구글의 '웨어 OS'와 삼성 타이젠을 합친 통합 스마트워치 운영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애플을 따라잡기 위해 독자 OS인 타이젠을 고집하지 않고 구글과 협력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통해 공고한 '갤럭시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28일 온라인으로 열리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 2021'에서 '갤럭시 생태계·새로운 워치 경험·모바일 경험'이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행사를 통해 '갤럭시워치4'에 들어갈 OS를 소개할 예정이다.

새 OS는 앱 구동 속도·배터리 수명 개선 등 효과를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갤럭시워치'를 통해 구글 지도, 유튜브 같은 구글 앱과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특징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타이젠 OS를 7년 만에 버리고 새로운 OS를 '갤럭시워치4'에 적용함으로써 이미 구글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삼성 스마트폰, 태블릿과의 연동성이 한층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일로 애플 생태계에 적극 맞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애플워치'에 맞서기 위해 '갤럭시워치4'의 디자인과 기능에도 상당한 변화를 줬다. '갤럭시워치4'는 원형인 시계 지름이 기존 41mm, 45mm에서 42㎜, 46㎜ 두 가지 크기로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베젤(테두리) 두께는 전작보다 얇아지고, 사용자들끼리 음성 메시지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워키토키' 기능도 추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 ‘아이폰12 각진 디자인’으로 선두 굳히기

연합뉴스
애플은 경쟁사보다 기기 간 연동성이 높다는 장점을 앞세워 스마트워치 시장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 애플워치 시리즈의 ‘워치OS’, 아이패드 시리즈의 ‘아이패드OS’ 등이 아이폰 시리즈의 iOS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한 사용자가 여러 모바일 기기를 오가면서 동일한 애플리케이션(앱)을 연속적으로 사용하고 기기 간에 데이터를 옮기는 일이 경쟁사 제품에 비해 쉽다는 것이다.

애플은 앞서 지난 7일 온라인으로 개최한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새로운 '워치OS8'을 공개해 이미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애플워치7은 기존 애플워치 시리즈의 둥근 모서리가 아이폰12 시리즈처럼 각진 모서리로 디자인이 바뀌고, 시리즈 최초로 그린 색상 모델이 추가될 예정이다.

헬스케어 기능은 더욱 강화됐다. 워치OS7에서 선보였던 '심호흡' 애플리케이션(앱)은 성찰 세션을 제공하며 명상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마음챙기기' 앱으로 새로워졌다. 이 외에도 가속도 센서를 활용해 수면 중 호흡수를 측정하는 기능이나 편의를 위한 손글씨 입력 기능, 연락처 앱 등 다양한 기능도 추가됐다. 애플워치가 인식할 수 있는 운동으로 태극권과 필라테스 기능이 추가됐다. 워치OS8은 오는 3분기 정식 출시된다.

앞서 화웨이는 자체 OS인 하모니OS를 공식 출시했다. 미국의 제재로 구글 안드로이드OS를 사용할 수 없게 되자 자체 개발한 하모니OS를 '화웨이워치3' 시리즈 등에 탑재해 자체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임수정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화웨이의 경우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부진과 맞물려 스마트워치 시장에서도 고전했다"면서도 "하모니OS를 탑재한 스마트폰 사용자들에게 완벽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에 날아오른 '스마트워치' 전망 '맑음'…애플 독주 하에 후발주자들 '치열'

11일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스마트워치를 포함한 웨어러블 시장 규모는 매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690억 달러(약 77조7천억원)로 전년 대비 49.4% 성장한 데 이어 올해는 815억 달러(약 91조 8천억원)로 100조원 안팎의 시장을 형성할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스마트워치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스마트워치의 글로벌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35% 늘었다.

현재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부동의 1위는 애플로, 올 1분기 기준 시장점유율은 33.5%다. 2위 화웨이(8.4%), 3위 삼성전자(8%)와는 격차가 상당하다. 워치OS 기준으로는 애플 워치OS(33.5%)의 점유율이 가장 높았다. 타이젠(8.0%)과 화웨이 라이트(Lite) OS(6.7%)가 그 뒤를 이었고, 구글의 웨어OS는 3.9%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삼성이나 페이스북, 화웨이가 공격적으로 나오더라도 스마트워치 시장을 과반수 이상 공고히 해온 애플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다만, 페이스북의 스마트워치가 나오면 후발 업체간 주도권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닐 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부사장은 "애플, 구글, 페이스북과 아마존 등이 헬스케어, 제약·보험분야에서 서비스를 확장할수록 웨어러블 기기의 중요성은 더욱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애플 피트니스 플러스와 같이 의약품·건강서비스와 연계된 기기 판매 외에도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축적된 방대한 자료를 기반으로 한 광고 플랫폼 등 다양한 부문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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