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게나마 급한 대로 일손을 보태왔던 외국인 계절근로자마저 발이 묶이면서 한껏 영글어가고 있는 농산물 수확도 막막한 실정이다.
충북 괴산군 사리면에서 소 먹이용 조사료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이모(48)씨.
수확과 파종이 한창인 요즘 아내와 노모까지 나서 새벽부터 저녁까지 온종일 작업에 몰두해도 하루가 짧기만 하다.
100㏊에 가까운 비교적 큰 농장이다 보니 아무리 기계화된 영농이라고 해도 사람이 직접 손을 써야하는 작업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예전엔 그마나 외국인 근로자 4~5명씩 고용해 일손을 보탰지만, 지금은 이마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다.
이 씨는 "지금은 일손이 워낙 부족해서 아내와 아들, 매제까지 총동원해 일을 하고 있다"며 "외국인 근로자도 웃돈을 주고 모셔 와야 하는 상황데다, 이마저 필요한 인력을 다 구할 수도 없는 상황"고 토로했다.
해마다 긴급 수급됐던 외국인 계절근로자도 올해 역시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외국인들의 입국 길마저 막혀 버렸기 때문이다.
그나마 괴산군이 올해 외국인 계절근로자 75명의 입국을 성사시켰지만, 올 초 신청 받은 330여 명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충청북도가 올 초 각 시·군을 통해 집계한 외국인 계절근로자 신청 인원은 모두 1105명이다.
괴산이 335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진천 186명, 음성 176명, 단양 169명, 보은 121명, 옥천 88명, 영동 30명 등이다.
이 가운데 괴산을 제외한 나머지 시·군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단 한 명의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고용하지 못했다.
도 관계자는 "올해 초 외국인 계절근로자 신청을 받았지만,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자가격리나 입국 절차가 까다로워 입국자체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심각한 인력난에 수확의 기쁨도 잊은 농민들에겐 코로나19의 고통이 더욱 크게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