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검찰이 쥐고 있는 윤 전 총장 일가 사건의 대부분은 그의 부인 김건희씨와 장모 최모씨를 겨누고 있다. 부인 김씨의 경우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코바나컨텐츠 협찬금 의혹 사건으로 수사선상에 올라있다. 도이치모터스는 지난 2009년 상장 이후 2011년까지 주가를 끌어 올렸는데, 이 과정에 김씨가 이른바 '전주'로 가담해 차익을 봤다는 의혹이다. 일각에서는 올해 3월 이미 10년의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지적도 나왔지만, 검찰은 그보다 폭넓게 시효를 인정할 만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알려졌다.
코바나컨텐츠는 부인 김씨가 운영하는 전시기획사다. 이 회사는 2019년 6월 전시회를 열었는데,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던 윤 전 총장이 검찰총장으로 지명되자 협찬 후원사가 4개에서 16개로 늘어나는 등 특혜가 있었다는 게 의혹의 골자다. 두 사건은 모두 서울중앙지검에서 맡고 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을 보좌했던 이정수 검찰국장이 11일 신임 중앙지검장으로 취임했다.
최씨의 추모공원 사업권 편취 의혹은 현재 경찰이 재수사중이다. 동업자 노모씨는 지난해 1월 경기 양주시 소재 추모공원 경영권을 최씨 측근으로 알려진 김모씨가 강탈했다며 경찰에 고소했다. 노씨는 최씨와 김씨가 추모공원 시행사 주식을 위조해 자신을 해임하고 사업권마저 빼앗았다는 입장이다. 사건을 수사한 경찰이 지난해 12월 최씨를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했지만, 서울중앙지검은 보완 수사를 요청했다.
이와 별개로 장모 최씨는 경기 성남시 도촌동 땅 매입 과정에서 통장 잔고 증명서를 위조해 사용한 혐의와, 경기 파주시에 불법 사무장 요양병원을 설립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 22억9천만원을 부정 수급한 혐의로 각각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그중 요양급여 부정수급 혐의에 대해 검찰은 지난달 31일 최씨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선고는 다음달 2일 열린다.
검찰 안팎에서는 지난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윤 전 총장의 이른바 '추·윤 갈등', 그리고 윤 전 총장의 사퇴로 정체기에 접어든 '윤석열 일가' 사건들이 곧 있으면 마무리될 검찰 인사를 기점으로 재차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계류된 사건의 상당수가 친정부 성향의 이정수 신임 중앙지검장 아래에 있다는 점도 이같은 관측에 무게를 더한다. 다만 윤 전 총장이 유력 대권주자로 부상한 상황에서 수사가 본격화될 경우 정치 중립성 훼손과 표적 수사 논란을 자초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