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스페인 북서부 마을 아 에스트라다에 사는 마누엘 소우토(82) 씨는 아내 마리아(79)가 아침마다 운동을 겸해 산책하러 나가는 것이 늘 마음에 걸렸다.
관절염 때문에 다리가 아파 지팡이를 짚고 다니는 아내가 아침 산책길에서 중간에 쉴 수 있는 공간이 없어 힘겨워했기 때문이다.
그는 아내가 다니는 산책길에 벤치를 설치해 달라고 시 당국에도 요청했지만 감감무소식이었다.
참다못한 그는 직접 벤치를 만들어 놓기로 했다.
동네 DIY(직접 만들기) 가게에 가서 나무 판자를 산 그는 집에 있는 톱을 이용해 벤치를 만들었다.
소우토 씨는 지역 언론 인터뷰에서 "벤치를 만드는 데 3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며 "톱질이랑 못질만 해서 바로 끝났다"라고 말했다.
아내가 산책하러 다니는 길가에 있는 한 상점 주인은 소우토 씨가 만든 벤치를 가게 앞에 설치할 수 있도록 허락했다.
이렇게 하룻밤 새 뚝딱 설치된 벤치는 아내 마리아에게 '깜짝 선물'이 됐다.
소우토 씨는 "아내가 벤치를 보고는 너무 기뻐했다. 키스와 포옹을 받았다"며 웃었다.
그가 만든 벤치는 작고 투박한 모습이지만 반짝반짝 윤이 나고 화려한 그 어떤 벤치보다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사연이 화제가 되면서 벤치를 더 만들어달라는 요청도 잇따르고 있다고 한다.
소우토 씨는 "만약 (벤치를 무단으로 설치했다고) 감옥에 가게 되면 담배를 좀 가져다 달라"라고 농담을 던진 뒤 "사람들이 벤치를 더 만들어달라고 하는데 안 된다. 난 딱 한 개만, 우리 아내를 위해서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