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박일남 경위(경기남부경찰청 광역수사대)의 순직이 인정되자 그의 아내는 마음 한편의 짐을 내려놨다.
박일남(당시 44세) 경위는 이춘재 연쇄살인사건 중 윤성여(54)씨가 범인으로 몰려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8차 사건'을 수사하다 2019년 12월 19일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박 경위의 아내는 "남편이 일을 하다 늦을 때면 차라리 직장에서 눈을 붙이고 쉬는 게 더 낫겠다 싶었다"며 "식사는 제때 챙겨먹는지 늘 신경쓰였다"고 했다.
그러던 중 최근 인사혁신처가 경기남부청 광역수사대(현 강력범죄수사대) 소속이었던 그의 공무상 사망을 인정해 최종 순직 처리했다.
업무상 스트레스로 인한 경찰관의 극단적인 선택을 순직으로 인정하는 사례는 드문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남부청에서도 2017년 이후 처음으로 박 경위의 사례가 순직을 인정받았다.
박 경위의 아내는 "아이들이 가끔씩 아빠를 보고 싶다고 한다"며 "남편의 순직이 인정돼서 이젠 아이들에게 아빠 이야기를 더 많이 해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남편이 내는 성과들을 보면 열심히 했구나 싶었다"며 "평소 말이 없는 편이긴 한데, 자신이 하는 일에 자부심이 컸다"고 설명했다.
경찰 동료는 "박 경위는 한 번 시작하면 끝을 보는 전형적인 형사였다"며 "과묵하고 꿋꿋하게 맡은 바 최선을 다하는 동료였다"고 그를 기억했다.
박 경위의 아내는 남편의 순직 절차를 도와준 경찰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순직을 신청하는 데 필요한 서류나 자료들을 광역수사대 동료 경찰관들이 하나하나 다 챙겨줬다"며 "복지계 직원들도 최선을 다해줘서 순직이 인정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아는 경찰들은 항상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지만 가끔씩 노고가 폄하되는 경우가 있어 안타깝다"며 "경찰관들 모두 일을 한 만큼 인정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박 경위는 순직 인정에 따라 경감으로 1계급 추서되고, 유해는 유족 동의에 따라 국립 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유족에게는 경찰관 일반 사망 시 단체보험 등에 따라 주어지는 1억여 원 외에 순직 특약과 유족보상금 등으로 3억여 원이 더 지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