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여행사와 항공사 등 관련업계가 해외여행 수요 폭증에 맞춰 관련 상품을 출시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해외 여행객이 늘어나면 코로나19로 매출이 급감한 국내 항공사, 여행사, 면세점의 실적이 다소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업계에서는 아직까지 '완벽한 여행 자유화'에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가능한 여행지역은 물론 단체여행, 운항 편수 등에 제한이 많아 당장 급격한 변화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기상조'라는 목소리도 크다. 백신 접종에도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돌파 감염'이 속속 나타나는 가운데, 재확산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르면 다음달부터 해외 단체여행 허용…항공사, 국제선 운항 재개 검토
지금까지 일반 여행객은 출입국 과정에서 일정기간 격리를 거쳐야 했다. 협의가 이뤄지면 7월부터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출입국 코로나 진단검사에서 음성이 확인된 사람들은 격리기간 없이 이들 나라로 여행을 할 수 있게 될 전다. 상대국 국민 역시 격리없이 여행을 목적으로 한국 방문이 가능해진다.
국내 항공사들은 트래블 버블 체결이 국제선 운항 재개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고, 국제선 운항 재개와 확대를 위한 수요 파악에 나섰다.
정부가 백신 접종 완료자 대상 단체여행을 우선 허용하면서 당장 항공사 국제선 예약률에는 큰 변화가 없지만, 여행사가 모객(손님 모집)을 끝내면 예약률이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줄어든 여객 운송을 화물 운송으로 상쇄했던 대형항공사(FSC)와 달리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저비용항공사(LCC)에 트래블 버블 체결에 기대감이 높다.
LCC들은 올여름 괌과 사이판 노선부터 운항을 재개할 방침이다. 제주항공은 이달 8일 인천~사이판 노선 운항을 재개했다. 티웨이항공[091810]과 에어서울은 다음달 인천~괌 노선 운항을 국토교통부에 신청했고 베트남과 일본 노선 등의 운항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항공사들은 일단 주 1회 운항을 계획하고 있지만, 이후 여객 수요가 늘면 항공편을 확대할 계획이다.
11월 운항하는 인천~괌 노선 항공권을 판매 중인 대한항공은 트래블 버블이 체결되면 운항을 앞당겨 재개할 수 있다. 싱가포르도 탑승객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있다. 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인천~싱가포르 노선을 운항하고 있지만, 탑승률은 20%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행사, 여행 상품 판매 준비…면세점 매출 증가 기대
인터파크투어 여행사업부 양승호 상무는 "트래블 버블 추진과 맞물려 백신 여행 상품도 출시하는 등 변화되는 상황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며 "모든 요소를 충분히 고려해 여행 재개 준비를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가을에는 유럽 전세기 상품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터파크투어는 장거리 패키지로 청정자연 여행지로 손꼽히는 스위스 상품을 준비했다. 아시아나항공 이용 및 전일정 1급 호텔 숙박으로, 루체른·쉴트호른·이젤발트·몽트뢰·체르마트 등 대자연을 누릴 수 있는 핵심 관광 코스 일정이다. 스위스 기획전은 오는 30일까지 진행하며, 상품은 양국 간 해외여행객 입국이 허용되는 시점부터 이용 가능하다.
하나투어는 하나은행과 함께 코로나19에 지친 마음을 여행으로 보상받을 수 있는 '하나의 여행적금'을 선보였다. 하나투어는 '하나의 여행적금' 가입 고객 전용 여행상품 페이지를 통해 제주도, 울릉도 등 국내 여행상품은 물론 괌, 사이판, 보라카이, 하와이 등 해외 여행상품도 선보이고 있다.
참좋은여행도 '괌으로 가는 진짜 커플여행'이라는 패키지 여행상품 판매에 나섰다. 예약 가능 대상은 △출발일까지 백신 2회 접종 완료 △면역 형성기간 2주 완료 조건을 충족한 여행객들이다. 정부에서 공인한 인증서가 있을 때만 이 상품을 신청할 수 있다.
면세업계는 당장 트래블 버블 허용에 대비한 마케팅 등을 검토하고 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실질적인 변화가 당장 일어나기는 쉽지 않겠지만 이렇게 여행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트래블 버블 체결 가능성이 큰 국가에서 매출 증가도 기대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괌과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면세점이 있다. 신라면세점은 싱가포르 창이공항과 태국 푸껫 공항에 지점을 두고 있다.
국가 간 격리 면제 추진인 만큼 대상 국가가 확정되면 나라별 고객 성향에 맞춘 '맞춤형' 마케팅도 계획하고 있다.
◇"여행 수요 회복 시일 걸릴 듯"…변이 바이러스·현지감염 등 자칫 재확산 우려도
정부 정책과 연계해 진행되는 만큼 체결 추이나 국내외 확진자 발생 규모 등을 감안해 향후 전략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코로나백신 보급 증가에 따른 거리두기 완화 분위기에도 아직까지 국제선 여객은 뚜렷한 증가세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방역과 관련한 부분은 국가 간 협약에 따라 진행되는 만큼 당장 정부가 트래블 버블을 발표했다고 해서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면서 "여행업계가 최근 코로나 방역 규제 완화를 계기로 마케팅을 확대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항공 예약과 관련해서 아직까지 뚜렷한 증가세는 없다"고 설명했다.
LCC 항공 관계자는 "지금 백신접종자 가운데 2차 접종을 끝내고 2주 경과해서 여행갈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면서 "다만,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만큼 조만간 국제선 운항 재개가 순차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
이와 관련, 아직까지 완벽한 여행 자유화라기보다는 규모도 제한되고 단체여행으로 한정되는 등 제한이 많아 본격적인 여행 수요 회복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여행사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내용도 아니고 운영 방침이 나온게 아니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부는 철저한 방역 관리를 위해 시행 초기에는 코로나19 백신접종 완료자 대상 단체여행만 허용하고 운항 편수와 입국 규모도 상대국과의 합의를 통해 일정 규모로 제한한다.
일각에서는 트래블 버블로 인한 여행 확대가 자칫 코로나19 재확산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감염은 물론, 백신 접종 후 확진, 현지 감염 등 문제가 발생할 경우 책임소재는 물론 회복되고 있던 여행심리에도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아직 백신을 맞지 못하거나 접종 의사가 없는 시민들에겐 또 다른 차별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