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前당직자 '천안함 막말' 사과…이준석은 눈물

與 전 부대변인 "함장이 부하들 수장"
격분한 최원일 찾아오자, 유감 표명
유가족 앞 이준석은 "가혹하다" 눈물

천안함 피격 사건에 관한 전임 더불어민주당 당직자의 막말이 정치권에 후폭풍을 낳고 있다. 민주당 대표는 고개를 숙였고, 제1야당 당권 유력 주자는 눈물을 흘렸다.

◇민주당, 조상호 본인 사과 요구

최근 논란이 된 조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의 "최원일 천안함 함장이 부하들을 수장시켰다"는 발언에 대해서 최원일 천안함 전 함장(왼쪽)과 이성우 천안함 유족회회장(가운데)이 9일 국회를 찾아 더불어민주당을 항의 방문 후 김영호 당대표 비서실장(왼쪽 두 번째)과 이야기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사과의 뜻을 밝힌 건 9일 최원일 전 천안함장을 만난 자리에서였다.


"천안함 함장이 자기 부하들을 다 수장시켰다"는 민주당 조상호 전 상근부대변인 발언에 격분한 최 함장과 유가족이 국회로 찾아온 상황.

비공개 면담에서 송 대표가 사과와 함께 유감을 표명했다고, 당시 배석했던 당 관계자가 CBS노컷뉴스에 전했다.

민주당은 조 전 부대변인이 현직이 아니라는 점을 들어 당과의 관련성을 부인하면서도 발언 자체는 부적절한 것으로 보고 본인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조 전 부대변인과 연락이 잘 닿지 않지만 관련된 분들 통해서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며 "유가족들이 언급하신 것들은 앞으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 함장과 유가족들은 이날 당 차원의 사과와 입장 발표, 조 전 부대변인에 대한 제명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김병주 의원은 국회 국방위에서 '당의 입장'이라며 "천안함 피격 사건으로 사망한 46명의 전사자와 수색 중 사망한 한주호 준위, 유가족, 생존 용사들께 또다시 상처를 주게 된 데 대해 대신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준석 "이렇게까지 모욕해야 하는가"

국민의힘 이준석 당대표 후보가 9일 오전 서울시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천안함 희생자 유가족을 방문, 시위에 동참하며 유가족과 대화를 나누다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이날 오전 국민의힘 이준석 당대표 후보는 국방부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최 함장과 천안함 생존 장병, 유가족을 직접 찾았다.

그는 조상호 전 부대변인 발언을 거론하면서 "11년이 지난 지금까지 생존 장병과 유족에 대한 폄훼와 모욕 시도가 있다는 것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도 11년 전 트라우마에 치료비도 자부담하는 분들이 있는데 이렇게까지 모욕해야 하는가. 다른 것은 몰라도 이것은 너무 가혹하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러면서 "(조 전 부대변인이) 발언을 정정하지 않는 데 대해 뭐라고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의 분노를 느낀다"며 "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적절한 입장 표명을 통해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함께 방문한 김용태 최고위원 후보는 "패잔병이란 말도 안 되는 말에 생존장병과 유가족은 고통을 받고 있다"며 "이분들이 존경받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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