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이준석 후보의 당선이 유력해지면서 보수색이 짙은 TK정치권도 변화의 바람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국민의힘 당원들을 대상으로 한 모바일 투표의 투표율은 36.1%로 역대 전당대회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9일과 10일 이틀동안 실시되는 당원 ARS투표가 남아 이런 추세라면 최종 투표율은 40% 초중반까지 나올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 만큼 당원들의 관심이 높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전체 책임 당원의 30% 가량인 9만여 명이 몰려 있는 대구.경북의 당원들의 반응도 뜨겁다.
실제 국민의힘 대구시당이나 경북도당에는 투표 참여 방법을 문의하는 일반 당원들의 전화가 이어지기도 했다.
대부분 이준석 후보를 지지하기 위한 것이다.
투표율이 높다는 건 국회의원 등 기존 조직이 힘을 발휘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민의힘 대구시당 관계자는 "예전 같으면 당 대표 선거에 일반 당원들은 거의 참여를 하지 않았고 그 때문에 국회의원이나 핵심 당직자 등에 의한 조직표 동원에 의해 투표 결과가 좌우됐지만, 이번에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라며 "당원들의 자발적 투표기 때문에 결과는 일반 국민 여론과 크게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는 벌써 이준석 대표 체제를 기정사실화하며 그 이후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국민의힘 본진이라고 할 대구.경북 현역 국회의원들의 고민은 더 깊어졌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구.경북 정치권을 대표해 나선 5선 중진 주호영 전 원내대표의 지지율이 초라한 수준에 그쳤기 때문이다.
정확한 전당대회 성적표가 나와봐야 하지만,대구.경북에서조차 이준석 후보에 크게 뒤진 것으로 나오면 충격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대구경북 홀대론만으로는 변명되지 않는 상황이다.
이준석 후보가 대구경북 합동 연설회에서 탄핵의 정당성을 이야기하며 '탄핵의 강'을 건너야 한다고 먼저 치고 나온 것도 대구경북 보수 정치권으로서는 뼈 아픈 지점이다.
지역 여론을 이끌어나가지 못하고 미뤄 놓고 피해 가기만 했던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하는 효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이준석 돌풍으로 계파와 공천 경쟁에만 몰두해 오던 대구경북 정치권도 변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신호탄이 쏘아 올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