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경제성장률 1.7%…코로나 이전 경제규모 회복(종합)

속보치보다 0.1%p↑
수출 호조에 소비회복 더해져
한은 "시장에서 '연간 4.0% 전망치' 상향조정 기대 형성될 수도"
작년 경제성장률 잠정치 -0.9%
작년 1인당 국민소득 3만 1881달러 2년째 감소

한국은행 제공
지난 1분기 한국 경제가 1.7% 성장해 코로나19 발생 이전 경제규모를 회복했다. 수출 증가세가 이어진 데다 민간소비 증가가 성장률을 끌어올렸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2021년 1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4분기 대비 1.7% 증가했다. 지난 4월 발표한 '속보치'보다 0.1%포인트 상향 수정됐다.

1분기 GDP 성장률은 지난해 3분기 2.2% 이후 최고다. 주된 요인 중 하나는 민간소비의 증가세 전환이다.

민간 소비는 지난해 4분기 -1.3%에서 지난 1분기 1.2%로 증가로 돌아섰다. 승용차 등 내구재와 교육 등 서비스 소비가 늘어난 것이 주된 영향이었다. 재난지원금 영향으로 민간소비가 1.2% 증가했던 지난해 2분기와 같은 증가폭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실질 GDP는 전년 대비 0.9% 감소했다. 작년 국내 실질 민간소비는 5.0%나 줄어 감소폭이 훨씬 컸다.

그러나 올해 들어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와 백신 접종 등으로 인해 억눌린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있다.

설비투자 역시 크게 반등했다. 지난해 4분기 -0.6%였던 설비투자는 전분기 대비 6.1%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 2012년 1분기 9.7% 이후 최고다. 반도체 수출 증가의 영향으로 기계류와 운송장비가 늘어난 영향이다.

스마트이미지 제공
수출 호조세가 이어진 것도 성장률 회복에 큰 역할을 했다. 수출은 자동차, 이동전화기 등을 중심으로 전기 대비 2.0% 증가했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수요가 늘면서 수입도 기계 및 장비, 1차 금속제품 등을 중심으로 2.9% 늘었다.

1분기 정부소비도 추가경정예산 집행 등으로 1.6% 성장했다. 지난해 1분기와 같은 증가폭이다.

앞서 한은은 지난달 27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0%에서 4.0%로 올려 잡았다. 이는 1분기 성장률로 속보치 1.6%를 적용한 결과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1분기 성장률을 1.7%로 잡으면, 2∼4분기까지 분기별 성장률이 0.6%대 후반 정도면 연간 성장률이 4%가 되고. 분기별 성장률이 0.7∼0.8% 정도면 4.1∼4.2%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1분기 성장률 잠정치가 0.1%포인트 오르면서 시장에서 한은이 발표한 연간 성장률 4.0%가 다소 상향 조정될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올해 1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전기대비 2.4% 증가했다. 교역조건 개선 덕에 실질 GDP 성장률(1.7%)을 웃돌았다.

1분기 총저축률은 37.4%로 직전분기보다 0.3%포인트 올랐다. 국민총처분가능소득 증가율(2.2%)이 소비지출 증가율(1.8%)을 웃돌았기 때문이다.

GDP 디플레이터는 전년 같은 기간 보다 2.6% 상승했다. 2020년 2분기 이후 네 분기 연속 오르는 추세다.     

GDP 디플레이터는 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눈 값으로, 소비자 물가뿐 아니라 GDP를 구성하는 투자·수출입 등과 관련된 모든 물가가 반영된 거시경제지표다.

연합뉴스
◇"1인당 국민총소득 올해는 늘어날 수도"

이날 한은이 발표한 '2019년 국민계정(확정) 및 2020년 국민계정(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3만 1881달러(원화 3762만 원)다.

지난해 환율이 1.2% 오르면서 미 달러화 기준으로 전년보다 1.0% 줄었으나 원화 기준으로는 0.2% 늘었다.

우리나라는 2017년에 3만 1734달러로,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열었고, 지난해까지 4년째 3만 달러대를 유지했다.

1인당 GNI는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총소득을 인구로 나눈 통계다. 한 나라 국민의 생활 수준을 파악하는 지표로 사용된다. 3만 달러는 선진국 진입 기준으로 인식돼왔다.

한국은행은 2년 연속 감소한 1인당 GNI가 올해는 전년 대비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박양수 국장은 "GDP 디플레이터가 현재까지는 상승세라서 명목 성장률이 꽤 높을 것"이라며 "원화가 큰 폭의 약세만 보이지 않는다면 플러스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1인당 가계총처분가능소득(PGDI)은 1만 7756달러로, 전년보다 1.1% 증가했다. 원화로는 2095만 2천 원으로, 2.3% 늘었다.

PGDI는 국민이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는 소득으로, 실질적인 주머니 사정을 보여주는 지표다.

1인당 GNI는 2년째 감소했지만, 지난해 1인당 PGDI는 2019년(1만 7565달러)보다 소폭 늘었다.

한은이 발표한 지난해 실질 GDP 성장률 잠정치는 연 -0.9%다. 올해 3월 발표 당시(-1.0%)보다 0.1%포인트 올랐으나 1998년 외환위기(-5.1%) 이후 22년 만에 겪는 역성장이다.

작년 명목 GDP는 1933조 2천억 원으로, 전년보다 0.4% 증가했다. 1998년(-0.9%) 이후 22년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GDP 디플레이터는 전년 대비 1.3% 상승했다. 2017년 2.2% 이후 3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집계됐다.

노동소득분배율은 67.5%로, 1년 전보다 1.2%포인트 올라 통계 공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급여가 소폭 증가하고 기업의 영업잉여가 감소한 결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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