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경쟁법 통과에 앞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반도체와 배터리 등 핵심 소재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중요 공급망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무서운 속도로 따라오는 중국 견제·저지에 미 행정부와 의회, 여야가 혼연일체가 되는 모습이다.
미 상원은 8일(현지시간) 중국견제법으로 불릴만한 '미국 혁신 및 경쟁법' (US Innovation and Competition Act)을 68대32의 압도적 표차로 표결 처리했다. 야당인 공화당 내에서 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민간 부분에 대한 정부 영향력이 커진다는 반대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상원 의원들이 초당적 투표를 했다.
혁신 및 경쟁법안이 효력을 발휘하려면 하원을 통과해야 하지만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이어서 통과가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법안이 하원을 통과하면 향후 5년간 1900억 달러(210조 원)가 기술 개발에 투자되며, 특히 540억 달러(60조 원)는 반도체에 특정해 집행될 전망이다. 자동차 부품용 반도체 개발에만 20억 달러(2조 2천억 원)가 할애됐다.
법안 지지자들은 미국에 인공지능과 같은 최첨단 과학기술에 조첨을 맞춘 국가기관이 부족했다고 지적한다. 혁신경쟁법은 국립과학재단이 그 공백을 메우도록 하고 있다.
법안 통과를 주도한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총무는 과학 연구와 혁신 분야에서 세계 선두인 미국의 점진적인 하락을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쟁혁신법은 반도체 연구 및 제조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 주요 생산국과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이든 행정부의 발표와 궤를 같이하고 있다.
백악관은 이날 발표한 '주요 공급망 강화 방안'에서 한국 등 주요 생산국과 협력을 강화하고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500억 달러의 예산을 확보하기로 했다.
미국 반도체산업협회에 따르면 전 세계 반도체 생산능력에서 미국의 점유율은 1990년 37%에서 현재 12%로 떨어졌다.
미국 정부 핸드폰에 중국계 소셜미디어 앱인 틱톡을 깔지 못하도록 하는 조항도 이날 통과됐다. 이전에는 군사 및 국토안보 기구에만 틱톡 다운로드가 금지됐다.